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광고에 노출될까?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매일 약 6,000개의 광고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한다. TV 광고, 옥외 광고, SNS 등 다양한 곳에서 수천 개의 브랜드가 말을 걸어오는 데 우리는 과연 그들을 얼마나 기억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CX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가 지각하는 광고의 수에서 짐작하다시피 고객은 더이상 일방적인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는다. 단순히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고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구매한다. 실제로 많은 구매자가 더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 나는 사회에서 ‘고객 경험’은 우리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그래서 고객 경험을 더욱 세심하게 설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가격적 우위, 매장의 수, 제품의 종류 등과 달리 제대로 된 고객 경험을 통해 구축한 관계는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1️⃣오프라인 체험으로 몰입형 고객 경험을 설계한 이케아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의 매장은 단순한 가구 매장이 아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쇼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다란 경험의 장이고 이는 단순한 제품 디스플레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고객이 쇼룸에 배치된 가구에 직접 앉아 보고 만져 보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쇼룸 이외에도 도심 속 오프라인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슬립오버 마케팅인 ‘이케아와 하루 살기’가 대표적이다. 주거 공간인 에피소드 성수101과 협약을 맺고 이케아 제품으로 채운 6개의 각기 다른 콘셉트의 방에 고객을 초대해 1박 2일 살아 보는 경험을 제공했다. 전시가 주목적인 쇼룸과 달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이케아만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실용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이케아의 감성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것이다. 이케아는 이렇듯 차별적인 경험으로 고객의 브랜드 관여도와 충성도를 높였다. 다른 가구 브랜드들이 이케아가 책정한 가격을 따라 잡고 동일한 방식으로 쇼룸을 구성하기 쉬울지는 몰 라도 그들이 세심하게 설계한 고객 경험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 자산이다. 이런 경험은 구매로 이어지는 주요 동인이 된다. 이케아는 고객에게 가구가 아닌 경험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2️⃣온라인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혁신한 넷플릭스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고를 때 평균적으로 60초에서 90초 동안 10~20개의 콘텐츠 타이틀을 비교 탐색하고 그 이후 이탈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탈을 막기 위해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 추천에 역량을 집중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개인 프로파일과 시청 콘텐츠 내역, 콘텐츠 선호도, 콘텐츠 잔류 시간을 분석해 고객이 흥미있어 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추천 알고리즘은 80%의 선택률을 자랑한다. 이렇듯 넷플릭스가 개인 맞춤형 고객 경험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미국 스마트 TV 시청률 조사 회사인 삼바TV의 조사에서 1개월만 구독 후 해지하는 비율 1%를 달성했을 정도로 가장 성공적인 OTT가 됐다. 같은 조사에서 OTT 구독 해지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응답은 ‘볼 만한 콘텐츠가 없어서’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넷플릭스의 개인 맞춤형 고객 경험 구축이 후발 주자들을 따돌리고 선두의 자리를 굳건히 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넷플릭스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콘텐츠의 양으로만 승부했다면 다른 OTT에 금방 따라잡히는 결과를 야기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고객을 연구하고 고객 경험을 혁신하려는 노력이 브랜드의 성공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3️⃣D2C 전략으로 통합적 고객 경험을 구축한 나이키 나이키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략인 ’D2C: Direct to Consumer‘로 이동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회사인 조디악과 인공지능 플랫폼인 셀렉트를 인수하고, 나이키 자사 몰을 론칭했으며, 자사 몰을 통해 수집한 고객의 데이터를 고객 경험 증진에 적극 활용했다. 나이키는 회원 가입 시점, 생일 등 고객의 주요 이벤트에 관한 정보 뿐 아니라 장바구니에 넣어 두는 제품과 구매로 이어지는 제품의 특성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프로모션도 제공했다. 고객의 일관된 구매 경험을 위해 온라인 통합 몰에서 구매한 제품을 배송받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고, 어느 접점에서 구매해도 동일한 혜택과 리워드를 제공하는 나이키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였다. 나이키는 이렇게 얻은 고객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의 취향과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다시 빠르게 제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상품 기획과 제작 프로세스 속도를 높인 익스프레스 라인(express line)을 신설하는 선순환까지 구축했다. 그 결과 자사 몰의 구매 전환율은 110% 증가했고 나이키의 D2C 매출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이 됐다. 나이키는 글로벌 브랜드 선호도 1위를 차지했고 고객 경험 최적화를 통해 그 자리를 더 굳건히 하고 있다. 지금도 나이키는 D2C 몰을 통해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고객 경험 설계는 단순히 기발하고 좋은 아이디어에 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을 브랜드의 중심에 두고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고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한 경험 설계가 필요하다. 또 고객 경험 설계는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인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반영해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상품이 좋으면 물건이 팔리고 광고를 하면 매출이 늘어나던 시대는 저물었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많은 브랜드가 도태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끊임없이 고객을 연구하고 노력하는 브랜드만 살아남는 것이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안녕한지 돌아볼 시점이다.

'고객=찐팬' 만든 나이키·이케아·넷플릭스의 CX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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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4일 오후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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