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을 추억합니다

일삶기록 (work & life) 772


어렸을 때부터 부대찌개를 좋아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3단지에 살던 때입니다. 허허벌판에 아파트만 그득했던 동네에 하나 둘 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 상가에는 목욕탕이 있었고, 음식점도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형과 함께 가끔 목욕탕을 갔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불려서 몇 달 동안 쌓인 때를 밀어냈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삼부자는 저녁식사를 하러 부대찌개를 먹으러 갔습니다. 부대찌개 삼인 분에 고봉밥을 두 그릇 이상 먹어치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려 과자를 봉지가 터질 만큼 담아서 돌아왔습니다.

어른이 된 후에도 부대찌개를 좋아했습니다. 대학교에서 파는 1인분 부대찌개도 좋았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국 반찬으로 나왔던 부대찌개도 좋았습니다. 결혼 후 부인이 끓여주는 부대찌개도 맛있고, 마트에서 파는 부대찌개 밀키트를 사 먹는 것도 좋았습니다. 집 근처 이태원 존슨탕 맛집도 느끼했지만 좋았습니다.

오늘은 교회에서 함께 교사로 섬기고 있는 선생님이 시작한 부대찌개 가게에서 배가 터지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열이네 부대찌개 (유료 광고는 아닙니다. 지인 가게 추천이죠)

유년 시절에 추억과 성인이 된 후 즐겨먹던 음식이라 부대찌개란 음식에 애정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추억이 깃든 음식이 하나씩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기억일 수도 있고,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아픔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한 기억이라면 이제 어른이 되어 내 머리카락에도 희끗희끗 흰머리가 새어 나오는 나이가 된 지금 옛 추억이 아련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나이가 든 만큼 부모님도 늙어진 상황이 마음 한편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천년만년 젊고 건강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저곳 아프시고 기력이 떨어진 부모님을 바라보면, 함께 목욕탕에서 몸을 불리고 부대찌개를 퍼먹고 싶습니다. 배가 터질 때까지 밥을 먹고 돌아서서 과자 봉지를 쌓아놓고 먹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어쩌면 건강한 아버지 모습이 보고 싶기도 하고, 지금의 나이 든 아버지가 애처롭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아버지에게 평생 받은 사랑이 감사하다면, 오늘은 용기를 내어 아버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여러분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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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3일 오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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