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가 있다고 멈추지 말아보기: 건배사 콘텐츠 발행 후기

[건배사 콘텐츠의 시작]

올 여름 멤버십 팀과 술을 마시다 올해 연말에 건배사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지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가 건배사를 해서 나온 아이디어는 아니다.. 진심으로)


2022년 연말, 메일 인사말 콘텐츠를 발행했다. 그리고 나서 예상치 못하게 SNS를 통해 며칠간 널리널리 퍼졌다. 과하게 친절하다, 오히려 이런 멘트가 더 별로다.. 등등의 비판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반대로 이런 게 필요했다라는 반응도 없지는 않았다. 내부 만족도 지표로 보면 거의 50대 50. 


당시에는 우리 콘텐츠가 외부에서 부정적인 화력이 붙었다는 사실 자체로 걱정했고 지나가길 바랬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나도 팀원들도 생각해보니 ‘이런 예시가 필요했다’ 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던 점,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지만 필요한 콘텐츠 - 라는 영역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런 맥락의 이야기를 하다가 올해는 연말에는 회식 자리가 많은 직장인을 위한 건배사 콘텐츠를 내부에서 가볍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화제가 나왔던 것. 


연말이 되었고, 팀에서 빠른 실행과 명확한 판단을 담당하고 있는 콘텐츠 매니저 효주님이 담당하기로 했다. 


[건배사 콘텐츠의 제작 과정]

1.

가장 먼저 한 일은 검색량을 알려주는 사이트를 통해 ‘건배사’ 관련 검색량이 실제 얼마나 되는지 찾아보기.


검색량이 적다면 만드는 걸 다시 검토했을텐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보통 ‘이 키워드는 관심이 있구나’ 판단하는 월간 검색량 기준보다 많게는 3배 이상이 나온 것. 이 주제는 호불호과 별개로 필요한 사람이 많다고 판단했다.


2.

그 다음은 인고의 시간. 건배사를 찾고, 생각하고, 창작해서 원고를 써야 하고… 이건 오롯이 효주님의 몫이었다. 이 콘텐츠를 쓸 때의 효주님은 근래 본 본 효주님의 모습 중 가장 고통스러워보였다.


짧은 에피소드로, 요즘 챗gpt를 팀 차원의 일하는 방식에 도입할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느라 유료 버전으로 사용 중이다. 그래서 효주님에게 예시 등을 받아서 gpt에게 건배사를 추천받았는데 3번 정도까지는 도저히 참고할만한 추천이 나오지 않았다.


질문하다 보니건배사/ 선창후창.. 이걸 물어보는 건 좋은 아이디어를 주기 어렵다고 판단, 효주님이 건배사로 쓸만한 3행시 단어를 골라줬고, 이걸로 3행시를 써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제야 참고할만한 추천들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 글에 올렸을 때 전체적인 흐름이나 실제 술자리나 회식에서 어색하지 않을지를 고려하다 보니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건배사 콘텐츠 발행 후 반응]

드디어 발행했다. 첫 리뷰는 ‘만족’이었다. 그 다음 올라온 리뷰는 ‘불만족’이었다. 그리고 다시 ‘만족: 리뷰가 달렸다.


발행 후 지금까지 스코어를 보면 만족 리뷰가 3개 달리면 불만족 리뷰가 1개 달리는 식. 비슷한 시기에 발행한 다른 콘텐츠보다 리뷰나 만족도 반응이 빠르게 쌓였다. 발행 후 아직 2주가 지나지 않았는데, 건배사 검색시 구글 1페이지에 뜬다.


[호불호 반응을 예상하고 발행하니 배운 점]

작년에는 발행 후 예상치 못하게 호불호가 큰 반응을 접해서 고객의 반응을 파악하기에 급급했다. 이번엔 호불호가 클수 있다는 걸 각오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반응을 보고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가장 크게 생각한 건 ‘호불호’의 실제 정체이다. 


고객은 콘텐츠를 읽고 나면 강하게 좋거나 강하게 싫어야 만족 여부를 선택하고 리뷰를 남긴다. (보통 만족 여부를 선택하는 전체 고객의 10% 정도가 리뷰까지 작성한다.) 호불호의 반응이 명확하게 나뉘는 콘텐츠는 생각해보면 보통 아래 2가지 이유다. 


  1. 기대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가 크다. (퀄리티에 대한 아쉬움도 여기에 포함된다) 
  2. 해당 주제 자체가 어떤 관점에서 별로라고 생각한다.


1번 이유는 제목이든, 내용에서든 기대치를 맞추지 못한 우리 이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퍼블리 멤버십은 다행히 디지털 콘텐츠이기 때문에 1번 이유의 원인이 우리가 개선 가능한 영역이라면 빠르게 바꾸고 개선한다.  


2번 이유는 발행 후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콘텐츠를 기획할지 말지에서부터 판단이 필요하다. 이번 건배사는 2번 이유로 호불호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을 했고,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예상한 방향으로의 반응이 나왔다. 부정 리뷰의 대부분은 ‘건배사가 이 시대에 여전히 필요하다니’ 관점이었지 콘텐츠에 대한 기대치에 관한 건 아니었다. (물론 '퍼블리가 이런 걸 발행하다니'도 기대치의 영역이지만) 3점 리뷰를 남긴 분들은 건배사가 필요했고, 실제 필요했던 순간들에 대해 적어주셨다. 


‘호불호가 클 수 있다’ 라는 이유에서 멈추지 않고 호불호의 정체와 가능성에 대해 다른 정보값을 찾아봐야 하는 필요성을 이번에 직접적으로 배웠다. 이번엔 검색량과 검색 키워드를 믿어봤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건배사가 필요해요’라고 말하는 고객은 없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고객이 많을거라 예상하면 퍼블리 멤버십은 빠르게 ‘잘’ 만들 수 있으니까. 


이번에 호불호가 예상되는 주제를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다뤄본 덕분에 팀에 좋은 경험과 레퍼런스가 쌓였다. 그리고 우선 피하고 보기 보단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팀원들이라 덕분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 와닿았다.


https://publy.co/content/7415?s=nce6z1


연말연초 회식 많은 직장인을 위한 건배사 모음

publy.co

연말연초 회식 많은 직장인을 위한 건배사 모음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12월 10일 오전 3:28

 • 

저장 4조회 1,523

댓글 0

    함께 읽은 게시물

    국내 최초 ‘창고형 약국’이 성남에 문을 열며 약국 유통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 더 보기

    혹시 Cursor 채팅만 사용하시나요? Agent 쓰는 방법!

    Cursor와 함께라면, 더이상 에디터는 단순한 입력 도구가 아닌

    ... 더 보기

    구성원들이 의욕적으로 협력하고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팀과 조직이 있는 반면, 서로의 일에 무관심하고 타성과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내는 조직이 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근본적으로 팀과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에너지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 더 보기

    저성장기, 팀과 조직에 긍정에너지를 불어넣는 에너자이징 리더십이 요구된다 - 포브스코리아(Forbes Korea)

    포브스코리아(Forbes Korea)

    저성장기, 팀과 조직에 긍정에너지를 불어넣는 에너자이징 리더십이 요구된다 - 포브스코리아(Forbes Korea)

    공식적으로 뭐하는 회사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100억달러 기업가치

    ... 더 보기

    무라티의 싱킹 머신즈, 20억달러 투자 유치..."실리콘 밸리 사상 최대 시드 투자"

    AI타임스

    무라티의 싱킹 머신즈, 20억달러 투자 유치..."실리콘 밸리 사상 최대 시드 투자"

    조회 389


    < 정답 없는 인생에 건네는 작은 힌트 >

    1. 이 책을 주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말하고 싶다.

    ... 더 보기

    < '시간이 없다'는 세상에서 가장 흔한 거짓말 >

    1. 오랜만에 만난 사람은 늘 어색하다. 뭔가 말을 건네야 한다. 인사 없이 지나가긴 애매하다. 하지만 대화 주제는 많지 않다. 날씨, 뉴스 얘기 몇 마디는 어떻게 해본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건 마무리다.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