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했나?', '불안해서'. 이번 주에는 이런 대화를 했다. 모든 행위의 시작은 어쩌면 불안. 그 불안을 채우려고 하는 것. 쓰는 것, 그리는 것, 듣는 것, 만드는 것, 일하는 것, 만나는 것, 먹는 것. 다 무언가를 채우기 위함. 왜 계속 그렇게 열심히 했나? '이걸 하면, 이걸 할 수 있고, 저걸 한 다음, 그걸 하려고...'. 그래서 한 마디로, 불안해서 그렇게 했다는 대화를 했다. 불안을 영원히 삶에서 없앨 수 있을까? 아닐걸. 그냥 불안이 평생 동안 함께 가야 하는 친구라고 받아들이는 게 더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이 이야기만 두 번을 했다. 어쩌다가.
2. 모든 새로운 것들은 가장 개인적인 것들. 개인적이지 않으면 새로울 수가 없다. 진짜로 새로운 거라. 달라야 하는 거라. 그래서 가장 개인적이어야만 한다. 이런 생각도 했다. 이 생각은 짧게 끝.
3. 어쩌면, 내용하고 형식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내용을 전달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냐가 중요한 문제. 내가 어떤 말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래서 내 말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냐가 중요한 문제. 그게 보는 것이든, 듣는 것이든, 읽는 것이든, 그게 어떤 방식이든. 그래서 어떤 감정을 줄 수 있나? 이게 진짜 어려운 문제다.
4. 가장 좋은 조명은 햇살. 어떤 인조 조명보다도 여러 가지 색들을 만들어낸다.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밝으면 밝은 대로. 밝은 데에도 항상 미세한 차이들이 있다. 구름에 가리느냐, 가리지 않느냐, 바로 쏘느냐, 돌아서 쏘느냐.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게 있고, 사람이 만들 수 없는 게 있다. 모든 사람이 하는 것들은 자연이 하는 것들을 일부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할지도?
5. 가장 천재적인 사람들은 어쩌면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 비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끝까지 자기 목소리 굽히지 않는 게 엄청난 능력.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응원해 주는 사람들 덕에. 그 사람들 덕에 평범한 사람이 천재가 된다. 목소리를 낮추지 말자. 손을 들자. 목소리 내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소리쳐주자. 시끄럽다고 눈치 주는 사람은 되지 말자 적어도. 계속, 계속.
6. 나이 먹는 것은 표현하는 법을 하나하나 늘려가는 것. 아기일 때는 울면서 소리치기. 커가면서 옹알대기, 말하기, 읽고쓰기. 그렇게 표현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늘려간다. 그 방식이 커가면서 더 날카로워지고 좁아진다. 글, 공학, 그림, 음악, 디자인, 법, 언어, 인테리어, 요리, 회계, 건축, 옷, 개발, 의학, 사진, 비디오, 사업. 뭐라도 좋지 않을까? 나라는 방식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계속 그렇게 표현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게 가장 나다움을 만들어가는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메모장에 있던 여러 가지 짧은 키워드들.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았나 보다? 왜지? 자극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주에 가장 기억 남는 콘텐츠는 백남준 다큐멘터리였다. 제목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 넷플릭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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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7일 오후 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