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최화정 님께 배우는 시작과 끝

01 . 이번 주 유퀴즈에 출연하신 방송인 '최화정'님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나이가 어린(?) 분들이라면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학창 시절 라디오를 즐겨들었던 저에게 최화정 님은 레전드 DJ로 기억되는 분이기도 하죠. 그런 최화정 님께서 약 27년간 진행해온 라디오 마이크를 내려놓고 DJ라는 직책에서부터도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02 . 사실 이 기사의 헤드라인만 봤을 때는 '무슨 사연이 있긴 하겠구나.. 30여 년 가까이 진행해온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니...'라는 생각을 했지만, 유퀴즈에서 이야기해 주신 하차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나니 저 스스로도 생각할 지점이 정말 많아지더라고요. 최화정 님께서 풀어놓은 하차 사유에는 엄청난 결심이나 특별한 사정도, 누군가의 압박이나 본인 마음의 큰 심경 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03 . 대신 '나 정말 열심히 했고, 이쯤에서는 물러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게 다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결심을 하는 분들이 정말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나 몇주년 까지만 할 거야'라는 목표도 아니고, 어느 날 계시에 가까운 깨달음을 받은 상태도 아닌데 스스로 떠날 준비를 하고 마지막 마무리까지 잘 끝맺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걸어온 시간만큼의 큰 존경심이 생기기 때문이죠.


04 .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는데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냐? 일단 해보고 보는 거지 뭐든'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 일을 끝내고 다른 챕터로 넘어갈 때는 늘 특별한 이유를 기대합니다. 물론 그동안 쌓아온 업적이 아쉽기도 할 테고 더 그 사람을 붙잡고 싶은 애절함도 있겠지만 때로는 한 개인의 결정을 온전하게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그의 마지막을 가장 멋지게 기억되게 하는 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최화정 님의 넥스트를 열렬히 응원하는 바이고요.


05 .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시작이 가벼웠듯이 끝도 가벼웠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시작할 때 부담이 없었다면 그 일을 끝맺을 때도 (부담이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비교적 나의 결정을 지지 받을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다는 거죠. 그래서 어쩌면 중간에 위치한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선 내가 그 가운데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06 . 여러분의 시작과 끝은 어떠신가요? 거창한 시작이었지만 흐지부지되는 끝도 있고, 초라한 시작이었지만 꽤 근사한 퇴장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시작도 마침표도 온전히 나의 의지에 의해 결정할 수 있는 여정도 정말 멋진 순간들이지 않을까요? 그런 인생을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저 역시도 골똘히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 대가들의 한마디는 생의 관점들을 휙휙 돌려놓는 건가 봐요. 당신들의 말이 가지는 묵직함이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니까요.

[#유퀴즈온더블럭]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 27년간 우리의 오후를 싱그럽게 물들였던 베테랑 DJ 최화정의 멋있고 아름다운 은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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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9일 오후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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