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서도 유명한) ‘츠타야’는 일본 회사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ulture Convenience Store, CCC)’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서점입니다.

2. 1983년 약 115㎡(35평) 규모의 작은 대여점으로 시작해, 오늘날 일본 전역에 매장을 거느린 대형 서점으로 성장했죠. 그중에서도 ‘시부야 츠타야’는 츠타야를 대표하는 매장 중 하나입니다.

3. (그런데) 2023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부야 츠타야는 임시 휴업에 들어갔는데요. (그리고 다시 오픈한 시부야 츠타야는) 서점에서 완전히 탈피해 이전에 없던 공간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4. 본래 츠타야는 CD와 DVD를 빌려주는 ‘대여 사업’이 핵심이었습니다. 시부야 츠타야는 1999년 12월 개업해 일본 최대 규모의 CD·DVD 재고를 가진 상징적인 점포였고요. 그러나 ‘좋은 영상과 음악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목표로 삼은 츠타야의 CD·DVD 대여 사업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음악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5. 이에 츠타야는 일부 점포들을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츠타야 서점’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디지털화된 영상과 음악에 비해, 오프라인에서 비교적 고유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 책을 공간의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죠)

6. 그렇게 츠타야는 ‘책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철학이 담긴 도쿄 다이칸야마의 티사이트(T-sites)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7.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2012년 1400여 개에 달하던 츠타야의 점포는 현재 800개로 줄었고, 츠타야를 운영하는 CCC의 2023년 매출액은 1086억 엔(약 9915억 원)으로 2019년 대비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일각에서 ‘(츠타야) 폐점 러시’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8. CD와 DVD를 빌리는 사람이 줄어들고, 책 판매 역시 부진한 상황. 츠타야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지요.

9. (이에 츠타야를 이끌고 있는) CCC는 ‘콘텐츠를 매개로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리테일 비즈니스의 미래’라고 말하며, 시부야 츠타야는 이 생각을 (현실로) 구현한 점포라고 설명합니다.

10. (그렇게 재개장한) 시부야 츠타야는 CD와 DVD 대여는 완전히 종료했습니다. 전통적 의미의 책 판매도 사라졌습니다. 대신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가 가득한 ‘덕질의 전당'으로 변신했습니다.

11. (즉, 콘텐츠 소비 방식은, 그게 디지털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변화할 수 있지만,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리고 이를 위한 공간을 만든 겁니다)

12. (그래서 시부야 츠타야의) 가장 큰 변화는 거의 모든 층을 체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꾸었다는 점입니다. 이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CD와 DVD를 판매하는 지하 2층,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을 취급하는 6층 뿐입니다.

13. (그리고 나머지 공간은 포켓몬 카드 라운지 등 덕후를 위한 공간으로 채웠습니다)

14. (그렇게) 시부야 츠타야 지하 1층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써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라(好きなもので、世界をつくれ)”

15. (콘텐츠 판매의 공간에,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바꾼 츠타야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가 궁금해지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