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의 〈모공편〉에는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라는 말이 있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바라보는 바가 같다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말을 제대로 실천한 것이 바로 유비의 세력이다.


소설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유비 세력에서는 부하들(직원들)의 이직률이 상당히 낮다. 한 번 합류를 시작한 후에는 거의 배신(이직)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들은 유비를 보필하면서 목숨을 바치고 최선을 다했다.


그 중심에는 제갈량이 있었다. 제갈량은 핵심 참모임에도 불구하고, 자만하지 않고 성실하고 근면했다. 꼼꼼하게 행정과 군사 운영, 전략을 책임졌다. 그랬기 때문에 적어도 촉나라가 패망할 때까지 내부에서 큰 반란은 없었다.


왜 유비 세력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의 충성도가 높았던 것일까? 조조가 관중대전에서 원소를 물리친 후 이미 천하의 대세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1️⃣첫 번째 이유는 유비의 형님 리더십, 2️⃣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제갈량의 헌신 리더십 덕분이다.


유비는 조조보다 똑똑하지도 않고, 손권처럼 아버지나 형님에게서 물려받은 인적, 물적 자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맨땅에 헤딩을 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힘든 젊은 시절을 겪으면서 누구보다 겸손했고, 한 번 믿은 사람을 끝까지 밀어줬다.


그의 이러한 형님 같은 소탈함과 신뢰로 인해서 많은 이들이 유비를 따르게 되었다. 유비가 초기에 아무런 자본이 없을 때, 그를 도와준 것은 상인인 장세평과 소쌍이었고, 희대의 명장 조자룡도 자신의 주군인 공손찬을 떠나서 유비의 진영에 합류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유비가 이릉대전에서 패한 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위나라가 공격해온다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었다. 다행히 제갈량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빠른 속도로 국력을 회복하면서, 다시 위나라를 위협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촉과 위의 국경에서 군사들이 대치하는 상황은 갈수록 길어지고,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이때 제갈량은 100일을 기한으로 군사를 교대해주기로 했다. 장기전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병사들의 체력과 사기를 안배하는데 효과적이었다.


병사들은 강대국인 위나라에 맞서서 많이 지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애써 버텼다. 그러다가 마침내 100일이 되어서 교대를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위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온다는 전령이 왔다. 순간 군사들은 실망감과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하지만 제갈량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내가 군사를 쓰고 장수를 부리는 데는 믿음을 바탕으로 삼는다. 이미 그런 명을 내려놓고 이제 와서 어떻게 그들의 믿음을 저버리는가?”


그는 계획대로 군사 교대를 지시했다. 이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슴속 깊이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병사들은 그의 말에 감동하고 나가서 싸우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승리했다.


비록 이 내용이 소설 속에서 묘사한 허구의 내용일지라도 그만큼 제갈량의 인격이 훌륭하기 때문에 이런 일화가 전해지는 것이리라. 반면 조조나 손권에게는 이런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는다. 이 일화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제갈량은 늘 장수와 병사를 제1고객으로 여겼다.


직원을 제1고객으로 대우하는 기업으로 스타벅스가 자주 언급된다. 그만큼 이 기업은 직원들을 ‘파트너’로서 대우하고, 교육과 복지에 신경 쓴다. 파트너가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논리다.


스타벅스의 ‘Value’에는 이런 말이 있다. “With our partners, our coffee and our customers at our core, we live these values”(파트너, 커피 및 고객을 중심으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파트너가 커피와 고객보다 우선한다.


직원이 첫 번째 고객이라는 말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첫 번째 고객이 어떻게 하면 일의 가치를 찾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도 만족하고 행복할 것이다.

[조세금융신문] [전문가칼럼] 직원이 첫 번째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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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일 오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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