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취미는 수영과 글쓰기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취미를 묻는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수영과 글쓰기가 취미라고 이야기합니다. 고상하게 독서도 좋아한다고 구라 치고 싶지만, 독서는 약간 의무감으로 하루 루틴 안에 있는 업무 느낌입니다.
제가 정의하는 취미는 순전히 즐기는 마음이 있는 활동입니다. 어떤 물리적 보상이 없어도 감정적 보상으로 즐기는 행동이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하여 반복해서 하는 행동입니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취미 뜻이 흥미롭습니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감흥을 느끼며 마음이 당기는 멋
사전 의미에 의하면 제 취미는 완벽하게 1번에 부합합니다. 개똥 전문적이진 않지만 철저히 혼자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입니다. 다만, 수영과 글쓰기를 취미가 3년 차가 지나가는 동안 약간의 의무감을 느껴 가끔 딜레마입니다. ‘지금 이 일을 하는 것은 즐기기 위한 것인가? 매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인가?‘
재미를 느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매일 해야 직성이 풀리는 못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와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누구보다 재미에 몰입하는 성격이라 쉽게 중독에 빠집니다. 중독된 것에 빠지면 하루 종일 그것만 생각하여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빨리 이거 끝내고 중독된 일해야지!’ 중요한 일은 정신없이 해치우고, 중요하지 않은 일을 집중해서 하는 무질서에 빠집니다.
그러고 보니 사전에서 정의하는 2번과 3번 뜻에 부합하는 취미는 아직 없습니다. 가끔 맑은 하늘이나 석양을 바라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외에 잘 아름다움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감흥을 느낀다? 무엇을 하며 감정이 출렁이는 파도를 타본 지 오래되었습니다. 몹시 배고픈 순간에 진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러 갈 때 감흥을 느낀 듯합니다.
왜 이리 모든 일을 즐기지 못하는 걸까요?
왜 이리 인생이 각박한 걸까요?
왜 이리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왜 이리 잘 해야 한다고 압박을 느끼는 걸까요?
제 안에 무엇이든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면서, 마음속으로 남들보다 내가 더 잘한다고 우쭐대고 싶은 허영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즐기지 못하고,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그저 떠올리면 재미있고, 가끔 해도 만족스러운 진짜 취미를 갖고 싶습니다. 아니 취미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감흥을 즐길 줄 아는 마음의 멋을 갖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먹고살기도 힘든데 뭔 취미냐고요. 동감합니다.
취미도 마음과 생활의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적으로, 의도적으로 시간과 마음을 내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취미하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힘듦에 빠져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니 우리 취미 합시다. 까짓 거 좀 즐깁시다.
오늘은 시간과 마음을 내어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취미를 꺼내보면 좋겠습니다. 운동, 낚시, 등산, 나들이, 독서 등 30분이든 1시간이든 취미 해보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흥도 느껴보는 오늘 하루,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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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6일 오후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