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버튼과 체크박스, 그것이 문제가 아니로다》

토스 미스터리 디자인 클럽에서 공개한 콘텐츠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관습적인 디자인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좋지만 성급한 해석, 결과를 맞추기 위한 UT, 논리적이지 않은 전개라는 의견이 많았고 결국 토스 팀은 블로그 원문을 수정했습니다. 'UX 패턴의 진실을 파헤친다'라고 밝힌 만큼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미스터리 디자인 클럽은?


사용자 경험(UX) 속 크고 작은 궁금증을 사용자 리서치(UXR), 실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탐구하는 모임이에요. '왜 이렇게 디자인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관성처럼 굳어진 UX 패턴의 진실을 파헤치며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찾아가고 있어요.


통상적으로 한 가지만 선택할 때에는 라디오 버튼을, 여러 개를 선택할 때에는 체크 박스를 활용할 때가 많습니다. PC나 모바일 모두 마찬가지인데요. 문제는 모바일 환경에서 손가락으로 터치할 때 작은 원을 정확하게 선택해야만 할 것 같은 라디오 버튼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레이블을 선택해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작은 원을 정확히 눌러야만 할 것 같은 부담이 있기도 하니까요. 토스는 세 가지 유형의 질문을 준비해 UT(Usability Testing)를 진행했습니다.


[3가지 유형]


  • 1️⃣ 앞서 여러분이 선택한 ‘타임머신’ 질문처럼, 서로 배타적이어서 여러 개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 2️⃣ ‘최근 1년간 감상한 콘텐츠를 선택하라’는 것처럼, 대부분 여러 개를 선택할 만한 질문이 해당돼요.

  • 3️⃣ 단일 혹은 중복 모두 선택할 수 있는 질문이 해당돼요.


실험의 목적에서 알 수 있듯, 질문에서는 '모두 선택', '하나만 선택' 등 선택 개수를 안내하지 않았어요. 또한, 일반적인 공식과는 반대로 '하나만 선택'일 땐 체크박스, '중복 선택'일 땐 라디오 버튼을 주어 사용자가 어떻게 선택하는지 관찰했습니다. 결론은 대부분의 사용자(15명 중 13명)이 버튼의 모양과 상관 없이 질문에 따라 답을 했습니다.


토스 팀은 이 실험을 통해 "동그란 라디오 버튼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사용자의 선택에 문제가 되지 않아요."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사용자는 버튼의 모양이 아닌 맥락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멘탈 모델의 이유를 설명했죠. 그럴 듯해 보이지만 이에 대한 반박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이 실험의 설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됩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과연 이 실험은 일반화할 수 있을 만큼 타당하게 설계되었는가?


1. 소수 표본으로 일반화하는 문제


15명이란 제한된 참여자만으로 “사용자는 버튼 모양보다 맥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단언할 순 없습니다.
참여자의 연령대나 UX 이해도, 사용 기기 등도 전혀 언급되지 않아, 결과가 편향됐을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려워요.
표본이 이처럼 적으면 여러 변수를 통제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상당히 무리입니다.


2. 정량∙정성 지표 부족


“헷갈리지 않았다”는 주관적 진술만 있으니,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네요.
실제로 사용자가 선택하는 데 걸린 시간, 오탭(잘못 누름) 발생 횟수, 재시도 빈도 등 정량적 지표가 있었다면 설득력이 훨씬 올라갔을 겁니다.
추가로 ‘왜 헷갈리지 않았는지’를 좀 더 면밀히 파악할 수 있는 정성적 인터뷰도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3. ‘맥락’이라는 단어의 모호


작성
글에서 맥락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지만, 정작 실험에서 “질문이 모호했다”는 피드백이 있었다면, 이는 맥락 제공이 부족했다는 의미 아닌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론은 “버튼 모양은 중요치 않다”로 귀결되어, 앞뒤가 조금 안 맞아 보입니다.
맥락을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면 사용자가 당연히 헷갈릴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문제 없었다”는 식으로 마무리하시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4. UI 표준 패턴 고려 부족



라디오 버튼은 ‘단일 선택’, 체크박스는 ‘복수 선택’을 상징하는 것은 업계에서 정립된 보편적 패턴입니다. 모바일에서도 이 패턴 자체가 완전히 붕괴되지 않는 이상, 이걸 굳이 뒤엎으려면 그만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는 맥락을 더 중요시한다”는 한 가지 실험 결과만으로, 오랜 관습과 직관을 상징하는 패턴 자체를 묵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여요.


5. iOS 가이드라인 해석의 단순화



“iOS에 동그란 라디오 버튼이 없으니 체크박스를 써도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너무 무책임한 단정으로 들립니다.
실은 iOS에서 세그먼티드 컨트롤(Segmented Control)이나 피커(Picker) 같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하고, 터치 영역을 넓히는 방식을 다양하게 제시합니다.
“동그라미가 없으니 체크박스”라는 결론은 iOS 가이드라인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해석한 결과로 보입니다.


6. 사용자 ‘직관성’을 과신하는 문제



“사용자들이 질문 내용에만 집중해서 문제없었다”고 해서, 모든 사용자나 모든 상황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앱 난이도, 정보량, 사용자 개개인의 차이 등 수많은 변수가 개입할 수 있거든요.
소규모 실험으로 얻은 결론을 보편적으로 확대 적용하려 하면,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7. 접근성(Accessibility) 측면 미언급



시각장애, 노령층, 손떨림 등의 이슈가 있는 사용자들에게 라디오 버튼과 체크박스가 실제로 어떻게 인식되는지 전혀 언급이 없더군요.
스크린 리더, 음성 안내 지원 등 접근성 요소에서 라디오 버튼과 체크박스는 다르게 레이블링됩니다. 이를 무시하고 단정지으면, 정작 진짜 사용자들의 이용 편의성이 희생될 수 있어요.


8. 실험 목표와 결론의 불일치



애초에 “하나만 선택할 때 라디오 버튼이 꼭 필요한가?”가 실험의 핵심 질문이라면서요.
그런데 실제 실험은 “체크박스로 단일 선택, 라디오 버튼으로 복수 선택”이라는 역배치를 했고, 그 결과 “혼란이 거의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거의 없다’는 게 어떤 기준이며, 수치화된 비교 자료가 있는지도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이렇게 모호한 결론으로는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처럼 제한적이고 작은 범위의 실험 결과를 곧바로 “모바일에선 라디오 버튼이 필요 없다”라는 식으로 해석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물론 “사용자는 맥락에 민감하다”는 말 자체는 맞을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 현장의 복잡한 환경, 표준 디자인 패턴, 접근성, 그리고 다양한 사용자층을 고려하면 훨씬 폭넓은 근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혹시 더 큰 규모나 다른 환경에서 실험한 자료가 있다면 함께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너무 섣부른 일반화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홍대시디생 님의 댓글 인용)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ttps://toss.tech/article/mysterydesignclub1

[미디클] 라디오 vs 체크박스 뭐가 좋을까? 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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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8일 오전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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