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그 이상




어제는 마케팅 직무로 진로를 고민하는 분을 만나 커리어 로드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이라 졸업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미리 진로를 고민하고 방향을 잡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분이었습니다. 요즘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진로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마도 치열한 경쟁과 쉽지 않은 취업 환경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이든 일찍 시작하면 본 게임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도전할 수 있듯이, 진로도 급하게 취업을 준비하기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제 만난 분의 고민은 이랬습니다. 문과 출신으로 흔히들 많이 선택하는 마케팅 직무에 인턴으로 도전할 예정인데, 막상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라 막연하고, 실제 직업으로 삼았을 때 어떤 점이 좋은지,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직업을 선택하는 방식에 있어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방향을 설정해본 적 없는 상황에서 주변 지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저 또한 대학 졸업 무렵, 선배들이 많이 가는 화장품 회사나 제약 회사에 관심을 갖고 무작정 지원서를 넣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직무든 좋으니 뽑아만 주세요’라는 마음이었으니, 어제 만난 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진로 설정의 방향을 찾기 위해, 우리는 먼저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선택을 되짚어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잘하는 일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을 차곡차곡 잘 정리해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마치 서랍 속에 물건을 고이 잘 간직해두면, 필요한 순간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처럼요.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쓸 경험을 나중에 떠올리려고 하면, 대부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경험하는 순간 꼼꼼하게 기록하고 저장하는 습관이 꼭 필요합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특별한 경험만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경험은 충분히 특별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함께 일한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긍정적인 피드백은 우리가 가진 강점을 보여줍니다. 강점은 스스로 발견할 수도 있지만, 타인의 관찰과 피드백을 통해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주 듣는 칭찬이나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잘 해낼 수 있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했을 때 만족감이 높은 경우, 그 속에 우리의 강점이 숨어 있습니다.


어제 만난 분 역시 뚜렷한 관심사와 강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캐릭터 기획’과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기획 업무를 경험했는데, 무척 재미있었고 동료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대학에서 콘텐츠 문학을 복수 전공하며 들었던 페르소나 수업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했습니다. 최근 만난 분들 중 가장 또렷한 관심사와 강점을 발견한 사례였습니다.


만약 남들이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갔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능력자라면 어떤 일을 하든 잘 해냈을 수도 있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했다는 아쉬움이 마음속에 남아 계속 괴로움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후회 없이 해보고 싶은 일을 도전해보는 것이 건강한 커리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보지도 않고 ‘어려울 것이다’, ‘먹고살기 힘들 것이다’라고 비관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고,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다면 그때 다른 길을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낳습니다. 우연한 경험 속에서 강점과 흥미를 발견한 어제의 멘티처럼, 우리 역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눈앞에 주어진 작은 기회라도 먼저 붙잡아 보세요.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당장 원하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과감히 도전해 본다면,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8월 6일 오후 10:1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