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인재가 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지인이 운영하는 협회에서 매달 무료 강연을 개최합니다. 개인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콘셉트입니다. 저는 인재가 아니지만,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만난 인재가 가진 특징을 정리하여 공유했습니다.

처음 강연 요청을 받았을 때, 주제를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저는 고민하지 않고 ’인재의 조건’, ‘인재로 평가받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인재가 되는 방법’을 주제로 선정했는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추측건대 최근 일자리를 찾으며 회사로부터 평가를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직이 원하는 인재, 동료가 좋아하는 인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강연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약 2주 정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노트에 생각을 가볍게 적었습니다. 제가 만났던 인재들의 특징과 다른 사람들이 인재에게 평가하는 긍정적인 내용을 메모했습니다. 문장보다 단어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목표, 계획, 실천, 회고, 피드백, 반복, 도전, 용기, 동료애 이상 9가지 조건을 가진 사람이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떠올려 강연 스크립트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강연의 서두에는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10대부터 20대,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경험과 생각, 고민이 있었는지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시행착오가 실패는 아니지만, 굳이 겪지 않아도 좋을 경험이기에 공유하는 메시지를 통해 건강한 직업적 경로 설정을 돕고 싶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이와 같은 강연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기 때문입니다. 비록 시간을 들여 수고하여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제 이야기를 듣고 단 한 명이라도 변화의 불씨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가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공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장하면서 겪는 직업적 고민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나누고 싶습니다. 인생의 후배님들이나 아직 직업적 고민을 덜 해본 누군가가 저보다 더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가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강연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배우는 사람은 접니다. 항상 강연을 준비하며 느끼는 것은 생각과 경험을 정리하며 스스로 배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생각과 경험은 제 머리와 마음속에 있지만, 그것이 정리되기 전에는 온전히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내 안에 둥둥 떠다니고 있을 뿐 인지가 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각과 경험을 인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정리하고 정돈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 강연의 주제와 같이 인재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을 떠올렸을 때, 인재가 보이는 특징이 무엇인지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취업이나 이직을 위해 작성하는 이력서를 만드는 일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분명히 과거에 생각하고 경험했던 일들이 있는데, 막상 이력서라는 문서를 펼쳐 놓고 내용을 채우려고 하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살면서 평소에 내가 가진 강점과 그런 강점을 어떻게 잘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면접에서 받을 수 있는 질문은 뻔합니다. 자신을 소개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이야기하고, 어떤 사안에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전혀 어려운 질문이 아닌데,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려고 하면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는 그와 관련된 생각과 경험을 정리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꼭 이직과 취업을 위해 생각과 경험을 정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삶을 제대로 살려면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이 필요합니다. 의미를 발견하고 방향을 설정하려면 과거를 회고하여 새로운 도전을 기획해야 합니다.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생각과 경험을 정리하고 의미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주도적인 삶이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너무 하기 싫은 이유는 수동적인 삶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지난 어제를 돌아보고 앞으로 내일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위해 성장하는 우리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