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어제는 이전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후배를 만났습니다. 커리어 여정에 고민이 있다고 하여 이직을 위한 회사와 직무 선택에 대한 조언이 필요하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러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제가 추측한 내용과 전혀 다른 고민이었습니다.


현재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데, 너무 안정적인 분위기가 마음을 어렵게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그저 매일 운영에 필요한 일만 착실하게 다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고 분노까지 일어난다고 합니다. 저는 이해와 공감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큰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 저 또한 그런 감정을 느꼈습니다. 정체된 느낌으로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것이 최고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제 만난 후배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친동생이 있었다면 무조건 대기업을 가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취업도 어렵지만, 기업이 생존하는 것도 어려운 시기에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큰 회사에서 편안하게 근무하는 것이 최고라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하곤 마음 한편이 찔렸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과 먹고사는 것 사이에 돈과 시간이 걸려 있어서 이것이 부족하면 괴롭고, 풍부하면 편안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연약한 인간이라 돈과 시간이 풍족한 삶을 살라고 후배에게 조언한 것입니다. 애써 고된 길을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정직하게 튀어나왔습니다.


일찍 퇴근하고 남는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해 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취미나 여가 생활로 즐기던 것을 비즈니스로 발전시켜보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창업 교육을 받아서 아이디어를 뾰족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다고 하였습니다. 마치 부업을 하듯이 좋아하는 일을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작게 시작해 보는 것입니다. 규모가 작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점점 크기가 커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당장 지금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습니다.


기업이 주요 수익원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획득한 자본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대기업에 안정적으로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일을 배우고 발전시키는 일에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게 정말 건강한 커리어를 만드는 방법인지,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옳은 선택인지 확신이 들진 않습니다. 다만, 개인이 먹고사는 일과 이상을 실현하는 측면에서 이기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교롭게 후배는 저와 비슷한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고민해야 할지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30대를 바라보는 지금도 진로를 고민하고 있고, 고민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주변에 40대 이상 선배들을 보면 그들도 여전히 진로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태어나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지속적으로 커리어 여정을 돕는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합니다.


같은 비전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하지 못하는 마음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말로는 쉽게 거창한 개발부터 고민하지 말고 몸으로 직접 구현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방법을 실행해 보라고 했습니다. 저도 못하고 있는 것을 후배에게 그럴듯한 조언을 한 것입니다.


저도 언젠가 창업을 시작하길 꿈꾸고 있습니다. 창업이 어렵고 성공은 더 어렵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실컷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아마도 혼나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성향 탓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분명히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착각이라고 깨닫기 전까지 창업을 향한 마음이 계속 꿈틀거릴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시간에 계속 창업 관련 책을 읽고 아이디어를 다듬는 고민을 하는 것도 옳은 일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이 시간에 회사 일을 더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좋거나 맞는 일이 아닌지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고, 헤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도 리듬이 있어서 싫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매너리즘을 빠르고 쉽게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믿음 때문에 오늘도 내일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상상을 하며 내일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그냥 지금 시작하는 것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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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5일 오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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