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생활권의 폐해?

KTX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된지 십수년, 반드시 그게 좋은 건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멀리 당일 출장을 갔다올 때면 그런 생각이 드는 듯하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숙박을 잡아야할 출장들이 당일로 바뀌었다. 체력과 건강 면에서 당일 출장은 정말 최악이다.


오늘 같은 경우 집에서 서울역까지 1.5시간, 서울역에서 울산역까지 3시간, 울산역에서 강연장까지 1.5시간 총 6시간이 걸렸다. 강연하고 다시 집으로 출발해서 울산역까지 1.5시간, 울산역에서 서울역까지 2.5시간, 지금 서울역에서 집으로 이동 중인데 1.5시간 예상되고 총 5.5시간 걸릴 듯하다. 교통수단을 타기 위해 기다린 시간 제외하고 총 11.5시간을 이동하는데 썼다. 식사시간 확보가 안될 정도로 빡빡해서 아침은 서울역 도착전에 전철 안에서 스벅 싸이렌오더로 미리 주문해놓은 커피와 머핀을 받아 KTX 안에서 먹고 지금까지 공복이다. 머리가 핑핑 도는군. 특강이 1.5시간이었으니 이 정도 되면 내가 강연을 판건지, 몸을 판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일을 주시고 충분한 보상도 해주시고 이렇게 기회를 주시는 고객사분들께는 진심으로 항상 감사하다. 너무 힘들어서 이런 말 주저리주저리 하면서 칭얼거리고 있지만 고객사를 탓하는게 아니라 내 상황을 탓하는거다. 앞으로 똑같은 상황은 계속 발생할거고 시간이랑 돈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는 한 계속 나는 오늘처럼 돈을 아끼고 시간도 아껴서 수익이 극대화하는 방안을 선택하겠지만 몸이 축나는 건 어쩔 수가 없을 듯하다. 그래도 예전과 달리 이동시간에 심신을 완전히 오프모드로 전환하는 노하우도 쌓고 컨디션 조절하는 스킬도 쌓아와서 그나마 다행이다.


어여 집에 가서 기름끼 잔뜩 끼어있는 배달음식 실컷 먹으면서 에너지 급속충전하고 힐링도 해야겠다. 내일 일정도 아침 일정이라 급속충전이 필수다. 내일 하루 버틸려면. 자고나면 바로 회복되던 2030 체력이 진심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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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31일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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