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소통



세상에서 만나는 캐릭터 중에 속마음을 정직하게 소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부러워하는 캐릭터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렇지 못하거든요. 저는 속마음을 빙빙 돌려 말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 습관은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핑계로 미움받기 싫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대화 상대방이 듣기 싫을 것 같은 이야기는 잘 하지 않고, 굳이 해야 하는 순간에는 우회적으로 돌려까는 전법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정직하게 소통하지 못하면 이야기는 해놓고 속이 시원하지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당연하죠.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찜찜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죠. 속마음은 ‘거 참 거지 같네’라고 말하고 싶은데, 사회적 체면과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여 ‘거 참 마음대로 풀리지 않네요’라고 대체 텍스트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온전하게 제 마음을 다 담지 못한 말로 속이 시원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시원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거의 다 표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느껴집니다. 그 사람이 지금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다 하고 있구나. (추측이니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은 좋겠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살아서 속이 시원할 수 있겠다.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부러워합니다. 왜 나는 그러지 못하는가? 왜 나는 착한 척하려고 하는가? 마음은 착하지 않은데, 보이는 모습이 착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직한 소통을 하면 미움받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별로인 것을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을 상대방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별로라고 느끼지 않습니다. 다만, 그 말 안에 악의가 없다면 말이죠. 진짜 검은 마음을 품고 독설을 퍼붓는다면, 그건 정직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도 듣기 싫을 것입니다. 그런데 악의 없이 선한 의도로 정직하게 소통한다면 표현이 거칠어도 듣기 싫거나 말을 하는 사람이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정직한 소통에도 남을 깎아내리는 표현은 좋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서 정직한 것은 좋습니다. 다만, 대상으로 이러쿵저러쿵 부정적으로 표현하며 자신을 높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어제 길을 걷다가 광고판을 보았습니다. 광고에는 타사 서비스의 단점을 꼬집어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그런 단점이 없는 것처럼 홍보하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서비스에 그런 단점이 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은 고마웠습니다. 그렇지만, 타사를 깎아내리고 자신들 서비스를 자랑하는 방식이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직한 소통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스스로 행복하고 싶다는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건강한 자아를 유지하기 위하여 할 말은 하고 산다는 마음이 아닐지 추측해 봅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면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말 못 하는 병을 많이 겪어 보아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환경에 가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자고 다짐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입이 잘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저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남들 배려하지 않고 제가 더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착한 척 흉내 내지 않고 속 시원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저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가족과 친구,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정작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마음과 행동은 잘 떠올리지 못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여러분은 자신을 얼마나 잘 사랑하고 계십니까?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어떤 고민과 행동을 하고 계십니까? 오늘은 나에게 어떤 선물을 줄까 매일 고민하고 계십니까? 건강한 자아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으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이런 믿음을 앞으로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회사에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후배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건강한 고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순수한 고민을 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정의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혹시 저와 같이 동료에게 비치는 모습이 좋아 보이는 사람인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후배에게 착해 보이고 싶은지 묻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스스로 정의하는 회사에서 좋은 사람에 대한 모습이 있을 것이고, 그 정의 자체가 옳고 그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마음을 시원하게 표현하든 못하든, 말하는 표현 자체가 어쩌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굳이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표현까지 곁들이며 속 시원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나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냥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진짜 속이 편안한 모양은 아닐지 답이 없는 고민을 오늘도 계속합니다. 부디 여러분은 오늘 하루 편안한 몸과 마음의 컨디션으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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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8일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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