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를 처음으로 작성해 보는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오해는 이력서를 작성하는 성공 방정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오해를 가질 만도 한 것은 이력서란 문서 제목이 주는 딱딱한 느낌이 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게 되는 내용이 형식이 정해진 문서이고, 취업이라는 활동이 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막상 채용 전형이라는 업무의 뚜껑을 열어보면 굉장히 주관적이라는 사실에 놀랍니다. 한 장의 이력서를 살펴보는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됩니다. 더 놀라운 것은 비슷한 내용을 가진 입사 지원자의 이력서가 두 장 있다면, 어떤 사람은 합격이 되고, 다른 한 사람은 불합격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채용 업무를 하며 그런 경험이 있어서 공개적으로 반성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정의하고 명확한 기준을 세운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도 아닌데, 같은 회사에서 서류 전형 검토를 하는 다른 사람들끼리 합격과 불합격 기준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이력서를 잘 쓴다는 것에 정답이 없습니다. 우리가 쓰는 이력서를 제출한 회사의 서류 전형 검토자가 부디 우리 이력서를 긍정적으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이길 염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이력서 글쓰기는 논리적인 흐름이 있는 내용입니다. 이력서를 통해 ‘나’를 소개하는 내용이 논리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다면, 저는 이력서가 어떠한 형태이든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논리적인 흐름이란 이력서를 쓰는 사람이 했던 일을 왜, 어떻게,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유와 방법, 그리고 결과를 설명하는 내용이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력서는 ‘나’를 소개하는 문서이고, ‘나’를 채용해 달라고 이력서를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문서입니다. 따라서 매력적인 이력서 작성을 위해 흥미로운 소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논리적인 이야기 전개를 할 수 있다면, 이력서를 읽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란 입사 지원하는 회사의 사람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거나 주로 시청하는 넷플리스 콘텐츠 장르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과 같이, 우리가 입사 지원하는 회사의 사람은 입사 지원자의 이력서에서 관심을 갖게 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비유가 적합한가요?) 입사 지원자의 경험이 회사가 하는 일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거나 그런 것과 관계없이 입사 지원자의 경험이 유별나거나 하면 이력서를 읽는 사람이 흥미롭게 여기는 포인트가 됩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이 이력서를 반드시 그렇게 작성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소재보다 논리적인 글쓰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으로 작성할 수도 있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왜, 어떻게, 결과를 설명하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이유와 방법, 그리고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아이디어 경진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감사하게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을 이력서에 어떻게 담을까요? 먼저 아이디어 경진 대회에 참가하게 된 배경을 설명합니다. 그다음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했는지 작성합니다. 그리고 다른 참가자와 다른 차별점이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아이디어 경진 대회 참가 배경과 제시한 아이디어, 차별점으로 인해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푼다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해를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력서에 작성하는 모든 경험과 역량에 대한 설명의 구조가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이면 좋겠습니다. 제가 소개한 이유와 방법, 그리고 결과를 설명하는 구조는 하나의 예시일 뿐 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방식이 있다면 그렇게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은 하루에 평균 20명 이상의 사람이 제출한 이력서를 읽습니다. 글을 읽지 않는 시대에 이력서를 검토하는 일이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할까 상상해 보면 그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력서는 흥미로워야 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정답이 있나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드라마 스토리에 열광하지 않나요? 저는 이력서도 마찬가지라고 믿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이력서를 작성해 보세요. 반드시 이전과 다른 결과를 얻게 될 거라고 감히 확신합니다. 이력서 형태, 항목, 내용의 구성 등 전부 이전 방식을 거부하는 겁니다. 그리고 완전히 새롭게 ‘나’를 드러내는 개성을 잔뜩 담아보세요. 차라리 파격적인 이력서가 지루한 이력서보다 취향 저격할 확률이 높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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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0일 오후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