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믿는 것이다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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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는 수능이 있다. 모두 좋은 학교에 합격하길 두 손 모아 기원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다. 합격하면 내 탓이고, 불합격하면 배우자 탓이다. 자녀는 나의 좋은 머리를 타고 났지만, 시험을 망친 이유는 배우자의 덤벙거리는 성격 탓이다.
그렇다면 학습능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유전의 영향인가 환경적 요인인가? 머리가 좋다면 공부를 잘하는 것일까? 공부를 잘하는 것도 재능인가? 과연 재능이란 무엇인가? 오늘은 재능의 개념과 나다움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알아보자.
재능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을 아울러 이른다.’이다. 이런 단순한 개념이 나와 너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중적 기준이 생겨난다. 나에게 적용하는 재능의 개념과 너에게 적용하는 재능의 개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에게 우린 곧잘 “와! 너 노래 정말 잘한다. 감동이야. 멋진 가수가 되면 좋겠다. 오디션에 나가보면 어때?”라고 말한다.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좀 과장해서 그 재능으로 직업을 삼는 성공적인 삶을 꿈꿔본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어 누군가 내 노래 솜씨를 듣고 똑같은 반응을 한다면 그때 나의 생각은 어떨까? 노래를 잘한다는 칭찬에 잠시 기분이 좋겠지만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누구나 이 정도는 다 해. 특별한 능력은 아냐.’
본인 입장에선 이 정도 능력은 재능이 아니며, 이걸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재능에 대한 이중 잣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상대의 재능은 사전적 의미에 입각해서 평가하고, 나의 재능은 사전적 의미보다 과소평가한다.
내 입장에서는 당장 탁월한 능력으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재능이라고 여긴다. 쉽게 말하면 재능이란 돈 버는 능력이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재능을 어떤 개념으로 정의하는지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재능발견 워크숍’과 ‘자기탐색을 위한 자존감 스쿨’에 참여하는 분들이 신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자신의 재능을 찾기 위해서인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재능과 나다움의 상관성을 이해하게 된다.
나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해 필요한 과정1️⃣은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다. ’나에게 재능이란 무엇인가? 나다움이란 무엇인가? 재능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재능 발견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내 고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 고민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나?‘ 등 자문자답의 시간이 중요하다.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며, 정답보다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다. 궁금한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씩 스스로 답을 정리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궁금한 개념들을, 나의 문제들을 자기만의 생각으로 개념화하는 것이다.
‘맞다 틀리다’, ‘옳다 그르다’라는 판단 없이 나만의 방식으로 정의 내린다.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며, 자기를 이해하는 탐색의 시간이며, 나다움을 발견하는 사색의 시간이다.
나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한 과정2️⃣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개념을 정리한 후 전문가들이 정리한 개념과 비교하며 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단계이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인가?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둘 다 맞다. 타고난 능력을 기반으로 시작해서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능과 노력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이것도 둘 다 중요하다.
다만 연령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10대 학생에게 재능은 타고난 능력을 기반으로 판단된다. 수학, 영어, 음악 그리고 미술 등 남들보다 조금 쉽게 이해하고, 조금 쉽게 성과를 내면 재능이 있다고 판단한다.
20살이 넘으면 어떨까? 이때도 타고난 능력을 기반으로 재능을 찾고 있는가? 20살이 넘어서도 특별한 재능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안타깝지만 나에게 특별한 재능은 없는 것이다.
<재능은 어떻게 발견되는가?>의 저자 제프 콜빈은 “재능은 과대평가 되고 있고, 재능이 탁월한 성과를 약속하지 않으며, 위대한 업적을 위해 더 필요한 것은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다.”라고 말한다.
타고난 재능만으로 위대한 성과를 만들 수 없으며,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도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재능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우며, 반드시 혼자 하는 연습을 포함한다.
나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한 과정3️⃣은 ‘개념을 실천하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되어 큰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바로 복권을 매주 구매하는 것이다.
독일 문학의 거장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그대가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 그것을 시작하라. 대담함에는 비범한 재능, 힘, 마력이 담겨있다. 지금 바로 그것을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비범한 재능이 있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나의 재능, 힘, 그리고 마력이 나를 돕는 셈이다.
동기를 연구하는 심리학자 캐롤 드웩은 세상 모든 부모에게 필요한 충고는 딱 2가지라고 말한다. (1) 아이가 무엇에 끌리는지 관심을 기울여라.(2) 아이의 노력을 칭찬해주어라. 이 원리는 우리 모두에게도 적용된다.
내가 끌리는 그 무엇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하고, 스스로 동기 부여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다만 단순한 노력 이상의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설명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하는 노력이다.
이제부터 재능의 정의를 바꾸자. 재능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믿고 버티는 것’이다. 이 개념을 머리에 담고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온다.
나의 재능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진정 바라는 모습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삶의 목적은 무엇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나만의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있는가? 도움을 청할 스승이나 멘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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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7일 오후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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