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시"의 위기와 새 출발] 핀란드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이벤트, "슬러시"가 올해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핀란드 현지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배동훈 대표님이 기고해주신 기사입니다. 1. "슬러시"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로, 청년들이 직접 시작하고 발전시킨 바텀-업 구조로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아 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슬러시"가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본 행사는 취소되었고, 온라인으로 옮겨간 네트워킹 부스 행사는 저조한 참여와 기술 문제 등으로 많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2. "슬러시"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시작된 건 사실 2018년 전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청년들이 시작하고 발전시킨 슬러시가 어느덧 성장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행사 규모가 커지고 대기업 스폰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점차 스타트업들을 위한 행사 보다는 스타트업 '전시' 행사에 가까워진다는 비판도 높아졌죠. 3. 그래도 "슬러시"는 계속해서 스타트업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해외 진출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슬러시"의 미래는 여전히 밝아 보였죠. 그러나... 코로나 19가 상황을 180도로 바꾸어버렸습니다. 국경이 막히고 대면 행사가 금지되었고, 결국 핀란드 연말을 장식하던 슬러시 행사도 취소되어버렸습니다. "슬러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더더욱 증폭되었고, 지금까지 삭여놓았던 문제점들이 빵빵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면 모임을 중시하는 "슬러시"의 정체성도 정면으로 반박되어버린 모양새입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올해 "노드 바이 슬러시"라는 온라인 행사가 열리긴 했으나 그 성과는 다소 의문스럽습니다. ㅜㅜ 여담) 슬러시의 시작은 핀란드 알토대학교 청년 창업 동아리, "알토이에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알토이에스"는 2008년부터 '집 안에만 있지 말고, 나와서 창업 아이디어를 나누어봐!'라는 식의 오프라인 모임 중심으로 활동해왔었습니다. 여름마다 스타트업 엑셀레이팅 캠프를 추진했고, 바비큐 네트워크 파티를 진행했으며, 누구나 와서 커피 한잔 마시며 창업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해왔죠. 대면 모임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알토 이에스"의 정신은, 낯가림이 심한 핀란드 문화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급변하고 말았습니다. 알토대학교도 캠퍼스 문이 닫히고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으며, 자연스럽게 "알토이에스"의 여름을 장식하던 모든 대면 행사들이 취소 되었습니다. 대면 모임을 추진하지 못하게 되자 "알토이에스" 운영진들도 방향을 못 잡고 우왕좌왕하고 있고요 ㅠㅠ (제가 "알토이에스" 본부 건물 옆에 살고 있는데요...이 근방이 이렇게 적막한 한 해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알토이에스" 정체성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던 "슬러시"도 이래저래 혼란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과연 핀란드 청년들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갈지... 정말 2020년은 힘들군요 ㅠㅠ

북유럽 최대 스타트업 이벤트 '슬러시'의 위기와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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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최대 스타트업 이벤트 '슬러시'의 위기와 새출발

2020년 12월 19일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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