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규는 자신이 오직 잘 섞었을 뿐이라고 했다. 물과 철이 섞이듯 판소리와 신스팝을 섞고, 한복과 ‘추리닝’을 섞고, 막춤과 현대무용을 섞었다. 비빌수록 그 맛과 멋은 화사하게 살아났다. 리듬의 달인은 말했다. 고인 물로 썩지 않으려면, 다가오는 인연에 몸을 열고 여러 장르와 어울려 놀아보라고. “판소리를 하루에 한 번씩 듣는 날이 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데 고리타분한 포장을 걷어내니 전통이 이 시대에 가장 앞선 팝이었어요.”
편집의 시대에는 잘 섞는이가 가장 앞선 트렌드를 만든다. 장영규, 장기하, 그리고 윤여정처럼.
* 몇몇 분들께서 1:1 메시지를 통해 질문사항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그중 같이 한번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을 추려서 Q&A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몇 편의 시리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제 생각을 성심성의껏 적어봅니다.
01. 이 질문을 받고 '와 정말 좋은 질문이다'라는 감탄을 했습니다. 저도 과거에 정말 자주 했던 고민이자 지금도 잊을만하면 가끔씩 스스로를 파고드는 물음 중 하나거든요.
특히 질문 자체가 '제가 내는 아이디어에 자신이 없어요'라든가 '기획하는 일 자체가 어렵고 무한한 책임감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