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지 않는다?>
얼마 전 기아자동차에서 리뉴얼 된 로고를 발표했는데요. 오랫동안 써 왔던 로고에 비해 현대적인 느낌으로 변하긴 했지만, 글씨가 'KIA'가 아닌 'KIN'으로 읽힌다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큰 기업에서 로고를 리뉴얼하면서 그것도 고려하지 못하냐'는 비판도 있었죠. 이번 글은 그 기아 로고에 대한 브런치 글입니다.
Shaun님은 로고는 가독성이나 심미성 뿐만 아니라 해당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가'를 중점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기아의 로고가 'KIN'에 가깝게 보이더라도, 이미 국민 대부분이 기아자동차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독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죠. 또 인스타그램이나 MBC가 새 로고를 발표했을 때도 대중으로부터 큰 저항을 받았다는 예시를 드는데요. 당장 대중의 인식이 좋지 않더라도, 회사가 목표하는 바를 나타내는 로고가 좋은 로고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논란을 낳았던 오사카 박람회 로고도 생각이 났는데요. (욕을 많이 먹었지만 저는 그 로고가 정말 좋았거든요 ㅎㅎㅎ) 인스타그램 로고처럼 우리의 눈은 결국 해당 디자인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떄로는 회사와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뚝심있는 고집이 필요하단 생각도 듭니다.
-
"하지만 기아 팬들의 기쁨도 잠시 디자인에 대한 혹평 아닌 혹평이 쏟아졌다. 엠블럼이 'KIN'으로 읽힌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식의 관점을 논하기 앞서 스스로에게 질문하나 해보자. '우리는 로고나 엠블럼의 철자를 모두 읽는가?', '그 철자를 모두 기억하는가?' 먼저 답을 해보면 난 철자를 읽거나 기억하지 못한다. 어린 시절 나는 코카콜라의 철자를 몰랐다. 철자를 모르지만 읽을 수 있었다. '왜 '일까? 로고의 철자는 읽히는 것보다 이미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처음 접한 로고는 읽어보려 노력하겠지만 한번 읽히고 난 후에는 인식된 기억으로 구별하기 때문이다."
"기아를 신규 회사로 가정하고 새로 리뉴얼된 엠블럼을 평가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KIA'로 인식되어 있는 상태에서 'KIA'를 'KIN'이나 '즐'로 인식할 일은 없다. 기아를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의 전파 각인을 통해 'KIA'로 인식할 것이다."
"디자인과 비즈니스는 별도로 떨어트려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나는 기아의 엠블럼이 '읽히느냐?', '아니냐?'를 떠나 앞으로 기아의 비즈니스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느냐?', '없느냐?'의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 그런 면에서 'KIA'의 이번 엠블럼 리뉴얼은 앞으로의 비즈니스 목표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Movement that inspires(영감을 주는 움직임)가 기아의 새로운 사업 슬로건이다. 기아는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PBV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기아의 새로운 비즈니스 목표에서 바라보면 그렇게 어긋나지 않는 엠블럼 리뉴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