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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취지에 맞는 식당을 공들여 찾아가야 하듯이, 자기 공부에 맞는 공간을 애써 찾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캠퍼스가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뭔가 공부에 적절한 공간이어야 하는 거죠. 그 적절하다는 말이 꼭 건물이 크냐,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느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존재하느냐, 청소 담당자가 쉴 공간이 있느냐, 구성원들이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느냐도 공부의 상상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겁니다." "서울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에게 도시의 인상을 물으면, 생긴 지 몇십 년밖에 안 된 신도시 같다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만큼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역사의 깊이를 느끼기 쉽지 않은 공간이라는 말이겠지요. 역사의 깊이를 느끼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도시들도 있지요. 이탈리아의 피렌체나 일본의 교토나 한국의 경주 같은 도시들. 피렌체를 걷다 보면 도처에서 이런저런 성당을 마주치게 되고, 교토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절들을 마주치게 되고, 경주를 걷다 보면 여기저기서 무덤들을 마주치게 되고, 서울을 걷다 보면 도처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복덕방)를 마주치게 됩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불과 며칠 뒤로 다가왔습니다. 조속한 해결을 기다리는 여러 행정상의 난제뿐 아니라, 장기적인 공간의 정치에 대해 잘 숙고할 수 있는 이가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예, 공부, 정치, 그리고 우리의 상상력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에 대하여.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치인이 절실한 이유. '칼럼계의 아이돌' 김영민 교수의 글.

[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 공간은 우리를 상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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