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세상을 바꾼다'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지난 주말 스타트업계의 핫이슈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입니다. 저는 이번 인수건을 '디자이너가 세상을 바꾼다'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인수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수치가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가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에 이릅니다. 국내 인터넷 기업 M&A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에 투자한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주요 주주입니다. 이렇게 보면 주요 주주에는 한국 VC가 없는 셈입니다. 유명한 알토스벤처스도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 VC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엑시트에 대해 한국 VC들의 성과는 눈에 띄지 않게 됐습니다. 김봉진 대표 및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13%)은 딜리버리히어로 지분으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되면 김 대표가 딜리버리히어로 경영진 중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딜리버리히어로 본사의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 멤버로 등극하게 됩니다. 아시아 11개국 사업을 총괄하게 되는 별도 기업 '우아DH아시아'가 설립되는데, 김봉진 대표가 이 기업의 회장을 맡게 된다고 합니다. 보통 엑시트 이후 창업가는 인수인계를 위해 1~2년 정도 모기업을 맡고 물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봉진 대표는 새로운 창업가의 엑시트 문화를 만든 셈입니다. 제가 김봉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애정 혹은 관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4년 전 김봉진 대표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04870). 초반 20~30분은 서로 힘들었습니다. 김봉진 대표와 제가 서로 성향을 맞추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선 잡기 경쟁을 벌였거든요. 기선 잡기에 실패를 하면 제가 김봉진 대표에게 끌려가는 인터뷰를 하게 되거나, 김봉진 대표가 저에게 끌려가는 인터뷰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승자요? 서로 잘 맞췄던 것 같습니다. 김봉진 대표는 유명한 산업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인지, 무척 자존심이 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뷰 내내 '디자이너가 세상을 바꾼다'는 내용으로 2시간 동안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디자이너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무엇이 다른가'를 집중적으로 물어봤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제목이 "3~4년 안에 5조원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잡았습니다. 결론적으로 김봉진 대표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오히려 약속을 넘어선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김봉진 대표는 '디자이너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실제 보여준 인터뷰이입니다. 다만, 저는 아직 디자이너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김봉진 대표의 성공이 혁신의 결과물이라면, '혁신은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고 문제점을 찾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르만 민족이 4.7조 들여 '배달의 민족' 인수한 이유

중앙일보

게르만 민족이 4.7조 들여 '배달의 민족' 인수한 이유

2019년 12월 16일 오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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