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는 꽤나 미래가 유망한 직업일 수 있습니다> 1. 편집자는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2. 첫째, ‘재능 칵테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편집자는 한 번이라도 대면하면 인생을 격변시켜줄 만한 천재들을 매일 만난다. 때로는 서로 얼굴을 붉히며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전우애도 싹튼다. 3. 독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한 권의 책을 통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편집자'다. 4. 그저 읽기만 하는 사람보다 직접 만드는 사람에게 저자의 생각이 더 많이 흘러들어가는 까닭이다. (그래서 편집자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 중인 사람들의 재능을 모아 칵테일처럼 만들어 마신다. 이런 사치스러운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5. 그 결과, 책을 만듦으로써 편집자는 말도 안 될 만큼 성장한다.(다시 말해, 지금의 나는) 내가 만든 책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편집자뿐 아니라, 상대의 재능을 흡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것은 어떤 직업에서든 중요하다. 6. 둘째,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편집자의 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상품의 기능이나 가격으로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없다. 앞으로는 상품에 ‘어떤 이야기 담겼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7. 예를 들어, 티셔츠를 팔 때도 누가, 어떤 마음으로, 무슨 메시지를 담아 디자인했는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모든 업계에서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근데 이것이야말로 편집자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8. 셋째, 사람의 감정을 감지하는 감각을 연마할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이 매일 무엇에 울고,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환호하는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면 잘 팔리는 책을 만들 수 없다. 9. 최근 들어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팔리는 책의 소재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방식으로는 (아직까지는) 성공하는 책을 만들 수 없다. 10. 대중이 열광하는 콘텐츠란, 골똘히 생각해보면 특정한 어느 한 명에게 가장 강력하게 가닿는 콘텐츠다. ‘30대 영업사원을 위한 비즈니스 서적'처럼 대충 잔재주로 뭉뚱그린 마케팅으로는 책을 (잘) 팔 수가 없다. 11. 극단적일 정도로 어느 한 개인을 위해 만든 콘텐츠가 결과적으로 대중에게까지 퍼져 나간다. 따라서 사람들이 매일 무엇을 느끼는지를 간파하는 감각이 앞으로 이야기를 만들거나 온갖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중요해질 것이다. 12. (게다가) 편집자의 근본은 놀듯 일하고, 일하듯 노는 것이다. (그러니) 그저 열광하고 미쳐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계속 열정을 쏟아라. 13. 결국 책을 히트시키는 것이나, 어플리케이션을 히트시키는 것이나, 라면 가게에 손님을 줄 세우는 것은 (그 사람이) 자기 인생을 모두 걸고 얼마나 (그 일에) 열광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 미노와 고스케, <미치지 않고서야> 중

2021년 6월 23일 오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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