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크런치에서 테드 창의 소설집 ‘숨’ 중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를 소개했어요. 재미있게 읽었던 이야기라 기뻐서 소개합니다. 소설은 범용 AI와 가상 세계가 널리 퍼진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인공지능 생명체(?)의 탄생, 양육, 사회화, 기본 교육, 사랑, 공감, 경제활동(노동과 자본), 죽음까지 다뤄요. 그야말로 ‘생애주기‘죠. 보통 사람과 제품을 객체로, 대상으로 생애주기를 논합니다. 여기서는 생명체처럼 등장하는 소프트웨어를 두고 생애주기를 말해요. 생명체인지, 제품인지...
SF소설과 영화를 즐겁게 감상하지만 늘 기계와 소프트웨어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어려워요. 착하든 나쁘든 기술이 사람 노릇을 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요. 어떤 소설에서는 작가가 일부러 거리감을 두는 것 같기도 해요. 여러 이유로요. 그런데 테드 창의 소설은 확실히(!) 저 같은 사람들을 ‘배려‘하여 개연성을 부여해주고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줍니다. 사랑과 마음 등 삶에서 정의할 수 없는 개념들을 이야기로 풀어줘요. 부드럽게 장르를 '잘' 파괴하는 거죠. 테드 창의 작품을 격하게 애정하고 존경하는 이유인데요. 한편으로는 기술을 통해 이렇게나 효과적이고 날카롭게 인간성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무섭습니다. 역시 대범한 사람.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범용 AI가 개발될 때 인간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가진 파괴력을 믿게 됐어요.
테크크런치 북클럽이 이 책을 읽고 기록을 남겨줘서 너무 반가웠네요! ‘숨’의 첫 번째 이야기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