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뷰66일
IT와 1도 관련 없던 문과생은 어떻게 UX 라이터가 되었나
저자 김강령
직무 전환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 글은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문과생들을 위해 썼다. 개발이나 디자인 같은 전문 기술이 없음은 물론, 취업을 하기에도 사업을 하기에도 애매한 전공에, 그렇다고 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회사에 취직하려는 문과생.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전통 분야가 아닌, IT업계나 스타트업에 내 자리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는 문과생. 전공을 살리는 것도 버리는 것도, 어느 쪽이든 앞이 캄캄한 문과생.
UX 라이터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핀테크 회사 토스에서 UX 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내가 이 회사의 첫 번째 UX 라이터이고, 그만큼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직무다.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에 한참을 뜸 들이게 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UX 라이터는 디지털 환경(내 경우에는 앱)에서 어떻게 텍스트로 사용자와 긴밀하게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직업이다.
UX 라이터에게 필요한 역량
1) 문장력
기본적으로 글을 다루는 직업이므로 좋은 문장을 알아보고, 쓰는 능력이 필요하다.
2) 프로덕트 이해도
디자인 경력이 필수라는 말은 아니지만, 텍스트를 담는 그릇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 커뮤니케이션 능력
앱을 만들 때에는 기획자, 디자인, 개발자 등 다양한 직군이 협업한다. 그들에게는 당연히 글이 최우선이 아니다.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영역 역시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하고, 글도 전문 기술의 영역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4) 시스템적 사고
회사의 단계에 따라 다르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시스템이 필요해진다.
일관된 톤으로 말하게 하기 위해서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 UX 라이팅에서 시스템이란 문장들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찾고, 그 패턴을 다른 팀원들이 익혀서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세 가지 다른 직무를 경험하면서, UX 라이팅에 도움이 되는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 구글 뉴스랩에서 여러 디지털 매체를 다뤄본 경험이 앱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고, 글의 내용만큼이나 그것을 담는 그릇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면서 배운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글쓰기'는 푸시나 인트로 페이지의 히어로 카피 등 앱 안에서 아이캐칭해야 하는 영역의 문구를 쓸 때 도움이 된다.
-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단순히 한 화면에서 좋은 문구가 아니라, 다른 화면과 이어졌을 때도 좋은 문구인지를 생각하는 등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제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또 그때 배운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개념은 라이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