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이 가르쳐준 두 가지 사실> 1. 잘 되는 컨텐츠는 탄탄한 기본기와 특별한 한 끗의 조합이 존재한다 300일의 가까운 촬영 시간, '문어'와 인간 두 명 정도의 주인공만 등장시키지만, 몰입력이 압도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출연진과 흥미로운 인물을 다룬 '밥 로스'의 다큐를 보았지만 둘의 몰입력의 차이는 확연히 달랐다.' 밥 로스'라는 상징적인 인물이 등장하지만, 사건 위주의 흐름으로만 진행되었던 다큐는 그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기 보다는 그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 동안의 연대기를 영상물로 시각화한 정도의 아쉬움에 그쳤다. 반면, '나의 문어 선생님'은 '문어'라는 전혀 알 수 없는 대상이 주인공으로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몰입감을 이끌어 낸다. 생존을 위한 문어의 치열함이 상징되는 조개더미로 부터 시작되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차근히 전개를 쌓아가 끝에 결정적으로 해소하는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낄법한 시나리오 흐름을 거친다. 그러면서도 다큐에서 기대하는 영상미, 자연의 아름다움, 유익한 정보 등은 모두 놓치지 않았다. 다큐 한 편을 보았는데 근사한 영화 한 편을 본 느낌과 동시에 문어가 어떻게 살아가는 동물인지에 대한 지식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 2. 결국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다큐는 사실을 기록한 영상이기 때문에 감정 이입과는 별개로 다큐 속 인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확률이 높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문어 선생님'이 다큐멘터리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반대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문어'라는 낯선 동물에게 가장 잘 담아내어 감동과 공감을 자극해낸 것이 아닐까. 관객의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내 캐릭터에 이입하도록 만들어내는 요소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를 자극하면 할수록 등장 인물의 팬이 생기고, 영상 속 상징적인 물건들을 굿즈로 사고 싶게 되는 심리. 개인적으로 밥 로스 다큐 속 물감을 보고 딱히 상징적이라고 느끼지 못하였지만 나의 문어 선생님에 나오는 조개 더미는 상징의 의미가 훨씬 컸다. 본뜬 모형이 있다면 돈을 주고 구매할 마음이 들 정도. <끝이라고 생각할 때, 최선을 다해 마지막으로 나를 지켜내자> 라는 의미를 담아 간직할 것 같다. 끝으로, 결국 잘 되는 컨텐츠는 사람이 가장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냐는 것. '나의 문어 선생님'도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듯하였다. 자연에는 그 어떤 '선'도 '악'도 없다. 다만, 선과 악이 만들어지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하는 능력에서 구분되는 것일 뿐. 멀리 보면 인간은 자연 속의 한 존재며, 죽고 사는 이야기는 그 누구의 잘못도 악의도 아닌 그냥 벌어지는 일이라는 허무함과 담담함 마저 느껴진다. 반면,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기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존재를 특별하게 만들고,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나만의 행복을 찾아 살기도 한다는 것. '문어 선생님'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마음을 정리해본다.

My Octopus Teacher | Netflix Official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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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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