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워크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통찰 3가지》 오늘 프레젠테이션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유럽에 와서 시작한 프로젝트라 내 경우 100% 리모트워크로 진행됐다는 점이 그렇고, 그래서 시도한 새로운 업무방식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기존의 선입견과는 다른 몇 가지 새로운 발견을 공유한다. ____ ◼︎ 일을 시작하기 전에 R&R 명확히 해야한다? ➔ 사실 담당자가 명확하지 않아서 일이 안된다고 하는 경우, 본질적인 문제는 R&R이 아니라 구성원의 낮은 몰입도다. 고정관념과는 달리 R&R 이 너무 명확하면 담당자가 규정되지 않은 그레이존(저체의 약 20%) 업무가 잘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방식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프로젝트의 목표와 성공전략에 대해만 집중한다. 이후 대략적인 산출물(성과) 스케줄이 나오면 자율적으로 참여할 업무를 선택한다. 이 때 R&R 을 리더가 인위적으로 결정하거나 R&R 을 너무 명확히 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구성원들의 관심사가 '우리 목표'에서 '내 역할'로 이동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 시차가 다르면 일이 더디다? ➔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조직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업무 진행이 상사의 '컨펌'에 의해서 결정되는 프로세스에서는, 상사의 시간대를 기준으로 일이 진행되야 한다. 그래서 한국-유럽-미국처럼 7시간 전후의 시차가 나는 곳에서 일을 하면 업무 속도가 절반으로 느려지기 쉽다. 하지만, 업무 진행이 상사나 소수의 리더가 아닌 각 단계 실무자의 자율적인 판단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는 다르다. 개별 담당자 사이의 최적 업무시간이 자율적으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한국 스텝이 오후 6시에 일을 마치고 유럽 스텝에게 보내 놓으면, 유럽 스텝이 이를 받아 한국 스텝이 잠을 자는 사이에 끝내 놓을 수도 있다. 그럼 업무 대기시간이 파격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기획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이 말을 유독 많이 들었는데, 그 비밀의 5할이 바로 시차있는 원격근무였다. ◼︎ 보고는 많을수록 좋다? ➔ 보고로 인한 시간 소비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전체 업무의 20% 이상이다. 물리적인 시간만 이 정도고, 보고로 인한 구성원들의 심리적, 인지적인 낭비는 그 보다 훨씬 많다. 사실 보고는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내 맘대로 일을 하자는 게 아니다. 보고를 자주하는 대신, 모든 업무가 실시간으로, 상시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내 문서'라는 개념은 아예 없었다. 오늘처럼 중요한 발표를 준비할 때도, 하나의 공유문서 (혹은 공유폴더) 안에 실시간으로 각자의 업무 내용이 업데이트 되도록 판을 짰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메신저를 통한 자료 전달도 필요없도록 업무 플랫폼을 구성해 보려고 한다. ____ 새삼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최근 2년 간, 정말 급격하게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적으로도 큰 폭의 발전이 있었고 무엇보다 마인드셋이 크게 달라졌다. 오늘로서 나는 한 달이 넘게 크로아티아-독일-스페인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한국과의 업무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취미활동이나 인간관계에도 부정적인 변화가 없다. 오히려 어디에 있든 전과 같이 일하고, 만나고, 공부하고, 모임에 나갈 수 있어서 심리적인 안정감은 커졌다. 무엇보다 하루에 대한 만족감이 커져서, 나는 이제 겨우 한달을 지냈을 뿐인데 4-5개월은 해외에 있었던 느낌이다. 아차차, 하나 단점이 있다. 한국 스탭들이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할 경우에는 오늘처럼 새벽에 미팅이나 발표를 해야할 때가 있다. 한국 시간에 맞춰 줄줄이 미팅을 마친 후, 침대 대신 테라스로 나가서 일출을 보는 기분은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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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6일 오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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