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으로 모든 것은 매일 늙는다. 그것이야말로 불안의 진짜 이유일 것이다." 새것이 좋고 오래된 것은 구리다는 편견은 어디서 왔을까요? 우리는 '촌스럽다', '오글거린다'는 한 마디 안에 얼마나 소중한 결들을 묻어왔을까요? 그런 언어는 위축시킵니다. 동시에 모르는 척 합니다. 그 안에 숨어있었을 지 모르는 진짜 감정, 진짜 깨달음도 아예 없던 것처럼 굽니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누가 불렀던 옛날 노래 한 소절, 그 노래를 받아 부르는 답가 한 소절, 새삼스럽게 가사를 곱씹으면서 다시 감상하는 또 다른 노래 한 곡 안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노래는 대부분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독선을 부풀리는 동시에 희망을 싹트게 하니까. 노래는 또 기도처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노래는 부르는 사람의 스토리이기 때문에." 그러니 어느날, 어떤 노래가 좋게 들린다면 부디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한 번 더 들어보고, 가사도 찾아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그로부터 아주 작은 위안, 어떤 깨달음, 나만의 은밀한 즐거움, 감상하는 깊이 만큼의 안락을 찾을 수 있다면 더 행복할 겁니다. 그거야말로 노래 한 곡, 3분 안팎의 힘. 아무리 힘든 날도 그토록 가볍게 이겨낼 수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위안의 시작이니까요.

[이충걸의 필동멘션] 봄밤에 다시 부르는 트로트, 삶에 선물이 되다

한국일보

[이충걸의 필동멘션] 봄밤에 다시 부르는 트로트, 삶에 선물이 되다

2020년 4월 9일 오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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