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증폭시키고 있는 다큐멘터리(+논픽션)의 매력,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 '더 라스트 댄스'> 1. 재방송을 포함하면 미국 전역에서 1500만명이 〈더 라스트 댄스〉 1회를 봤다. 전 세계 시청자가 4월19일부터 ESPN에서 방영한 이 다큐멘터리에 주목했다. 한국에서도 5월1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시청률 5위 안에 진입했다. 2. 〈더 라스트 댄스〉는 NBA 우승을 여섯 번 차지한 시카고 불스의 다섯 번째 우승, 그 영광의 순간에서 시작된다. 옛 시절을 회상하며 웃고 우는 전형적인 방식이 아니다. 조던을 뺀 나머지 시카고 불스 선수들의 전성기가 끝나가던 시점의 이야기다. 3. 500시간 분량의 기록과 당사자의 증언, 106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다. 이 시기를 기억하는 NBA 팬들과 코로나19로 스포츠 중계를 즐길 수 없게 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비로소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의 1년간 공백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4. 마이클 조던을 카메라 앞으로 불러낸 건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였다. 〈더 라스트 댄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그가 제작을 수락한 배경에도 넷플릭스가 있다. 5. 마이크 톨린 감독이 2016년 기획안을 가지고 무작정 그를 방문했을 때 조던은 그의 프로필에서 〈아이버슨〉을 발견했다. 미국 농구선수 아이버슨의 이야기를 담은 〈아이버슨〉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조던이 그 작품을 보고 세 번 울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그의 마음을 움직인 요인 중 하나였다. 6. 최근 몇 년, 화제가 되는 다큐멘터리의 최전선에 넷플릭스가 있다. 올해 1분기에만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는 약 1577만명이다. 지난해 말 가입자에 비해 9.5%(960만여 명)가 늘었다. 전 세계 가입자는 총 1억8290명이다. 7.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흥행만 보증하는 건 아니다. 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메리칸 팩토리〉가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과 미국인 노동자의 갈등을 포착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제작에 참여했다. 8. (또한) 넷플릭스는 시리아 구조대를 다룬 〈화이트 헬멧:시리아 민방위대〉(2017년), 스포츠계 도핑 문제를 폭로한 〈이카로스〉(2018), 생리대를 만드는 인도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피리어드:더 패드 프로젝트〉(2019) 등으로 4년 연속 수상작을 냈다.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두루 성과를 내면서 제작 현장에서는 ‘넷플릭스 다큐처럼 만들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9. 지난해 넷플릭스는 〈우리의 지구〉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살인을 말하다:테드 번디 테이프〉 〈FYRE: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등의 다큐멘터리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 세계 가입자 중 3분의 2가 적어도 한 편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시청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10.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의 장르를 나누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디에고 부뉴엘은 “(넷플릭스는) 주제를 찾지 않고, 이야기를 찾는다. 차라리 훌륭한 이야기 하나, 훌륭한 인물 한 명처럼 사람들이 매료될 만한 밀도 높은 이야기를 갖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 이야기가 ‘마블 영화와 경쟁할 만큼 흥미로워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역사 다큐멘터리보다 현대 이야기를 선호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역사 콘텐츠는 이미 많기 때문이다. 11. 넷플릭스에서 성공한 다큐멘터리의 특징은 시리즈물이라는 점이다. 드라마처럼 한 시간 내외 분량이 여러 에피소드에 걸쳐 전개된다. 단지 시간 순서대로 전개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충분히 담되 다음 편이 궁금해지도록 연속극의 기법을 차용한다. (=드라마의 호흡으로 진행되는 다큐멘터리)

전 세계 사로잡은 '넷플릭스 다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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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0일 오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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