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파랬고, 신생(新生)하는 달의 풋내가 초원에 가득 찼다. 말들은 젖은 콧구멍을 벌름거려서 달 냄새를 빨아들였고, 초승달은 말의 힘과 넋을 달 쪽으로 끌어당겼다."
소설가 김훈이 돌아왔다. 역사소설이 아닌 신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환상 문학'을 들고서. 김훈 특유의 현미경 같은 사실주의는 무엇으로 대체되었을까. 한국 문단 최고의 스타일리스트가 이번에는 어떠한 아름다운 문장을 보여줄까. 기사에 나온 짧은 문장만 읽어도 침이 고인다.
* 몇몇 분들께서 1:1 메시지를 통해 질문사항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그중 같이 한번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을 추려서 Q&A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몇 편의 시리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제 생각을 성심성의껏 적어봅니다.
01. 이 질문을 받고 '와 정말 좋은 질문이다'라는 감탄을 했습니다. 저도 과거에 정말 자주 했던 고민이자 지금도 잊을만하면 가끔씩 스스로를 파고드는 물음 중 하나거든요.
특히 질문 자체가 '제가 내는 아이디어에 자신이 없어요'라든가 '기획하는 일 자체가 어렵고 무한한 책임감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