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홈으로 다가가는 몇 가지 전조 현상>
1. 지난달 29일, 캐나다의 고급 피트니스복 브랜드 룰루레몬은 미국의 디지털 피트니스 스타트업 미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5억달러(약 6010억원).
2. '미러'는 (말 그대로) 거울을 파는 회사다. 평상시엔 기다란 벽걸이 거울이지만, 전원을 켜면 신나는 음악과 함께 피트니스 강사가 등장하는 ‘40인치 디지털 거울’이 된다.
3. 마치 개인 강습 받듯 거울 속 강사와 1대1 소통하며 운동·명상 등을 따라 할 수 있는 이른바 ‘홈트(홈 트레이닝) 거울’이다.
4. 거울에 달린 카메라가 내 모습을 촬영, 전송해 실시간으로 자세를 교정받을 수 있다. 스마트워치, 심박센서 등을 착용하면 운동량을 측정해 거울에 수치를 보여준다. 거울 값(1495달러·약 180만원)도 비싸지만, 이 회사의 주요 수익원은 월 39달러(약 4만7000원)짜리 운동 강습 프로그램 구독이다.
5. 미러를 인수한 룰루레몬의 주가는 인수 발표 다음날 6% 상승했다.
6. 디지털 피트니스 업계의 대표 주자인 펠로톤 또한 코로나로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 2조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26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펠로톤의 구독 연장률은 무려 93%다.
7. 이런 디지털 피트니스 업체의 성장은 단지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최고의 강사와 운동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기본 욕구를 충족한 것이 주 요인.
8. 굳이 이른 새벽에 눈 비벼가며 강남의 유명 피트니스 클럽을 찾지 않아도 얼마든 최상의 운동 경험을 할 수 있다. 코로나는 이런 잠재 수요를 발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끌었다.
9. (게다가) 디지털 피트니스 제품은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하면서도 남들과 교류하는 ‘사회적(social) 경험’을 할 수 있다. 강사의 실시간 격려와 피드백을 받으며 자전거 페달을 밟고, 요가 동작을 취하고, 샌드백을 때린다. 또 세계 각지에서 접속한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순위 경쟁을 하고, 친구 관계를 맺으며 소통할 수 있다. 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배지를 지급해 동기를 부여한다. 마치 소셜미디어하듯, 게임을 하듯 중독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구독자 이탈을 막는 것이다. (게이미피케이션 요소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