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들 행복해지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꼭 불행해지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계획이나 공부 계획과 마찬가지로, 말만 그렇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행복해지기는 어렵다. 흔히 특별한 무엇을 성취하면 어느 날 갑자기 마법처럼 행복해질 거라고 믿곤 하지만, 실제 행복은 소소한 일상 습관에 가깝기 때문이다. 살면서 거의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급격하게 운동한다고 해서 근육인간이 되지 않는 것처럼, 행복도 매일매일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행복한 사람들은 큰 기쁨을 한 방 느끼고 마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기쁨을 ‘자주’ 느낀다는 연구가 있다. 즉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닌 빈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행복을 경험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복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예컨대 행복을 느끼면 곧 불행이 찾아올 것 같아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한 가지 예다. 또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들이 행복한 사람에 대해 이기적이고 무례할 것 같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주변 사람은 불행한데 혼자만 행복한 것은 옳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나, 행복해지면 주변의 시기/공격을 받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행복하고 싶지만 행복에 대한 거부감 또한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행복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이는 건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현재 외로움을 많이 느끼거나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하는 사람들이 행복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편이라는 보고가 있다. 행복도 경험해 본 사람이 더 쉽게 추구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이든 시작이 존재하는 법이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겪어보지 않은 감정이 낯설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낯선 느낌은 과거의 행적을 반영할 뿐 미래까지 예측하지는 못한다. 지금까지 기쁨을 자주 겪어보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주 작은 형태부터 경험하면 되는 것이다. 행복이 최종적으로는 기쁨, 평온함 같은 감정의 형태를 띤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내 삶을 둘러싼 외적 상황들은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지만, 감정은 나의 시각과 해석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기를 기다리고만 있다면,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데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면, 오늘 당장 작은 행복을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다. 무엇이든 막상 해보면 두려워 할 필요없었던 것임을 알게 되니까.

[박진영의 사회심리학]행복이 낯설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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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1일 오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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