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보고를 하는 법

회사에서 내가 대표가 아닌 이상, 일의 절반 이상을 보고하는 데 쓴다. 보고는 왜 해야 할까?🤔 왜 나는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하지? 또 어떤 것은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어떤 것은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걸까? 정답은 '책임'에 있다는 걸 기억해두면 좋다. 어렸을 때 사고를 쳐서 부모님께 말씀드려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씩 있을 것이다. 놀다가 옆집 아저씨가 아끼던 화분을 깼다던가, 실수로 장난을 치다가 불을 냈다던가 하는 일들. 혼날 게 무서워도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강력한 동기와 이유는 나에게 그만한 일을 수습할 경제력 등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고는 누군가로부터 그 결과에 '책임'을 구하는 일이며, 나 자신이 그 일을 '책임'질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리자에게 '책임'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책임져달라고 말하면 '그래, 내 팀원이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하고 책임져주는 걸까? 놀다가 옆집 아저씨가 아끼던 화분을 깨 놓고 집에 와 울며불며 부모님께 생떼를 쓰면 많은 질문 폭탄을 받게 될 것이다. 다친 곳은 없는지, 그때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화분은 얼마나 비싼 것인지 등등.. 다행히 부모님은 자식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똑바로 보고하지 못해서 질문하게 하느냐고 혼내며 쫓아내시진 않지만, 관리자는 다르다. 첫째, 관리자가 듣기 쉽게 이야기한다. 인터넷, 책 등등 보고의 목적과 어떻게 해야 잘하는 보고인지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은 모두 같지 않고 정형화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이 듣기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 관리자는 나의 상급자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외국에서 오래도록 일했던 사람이 한국에서만 일했던 관리자에게 여러 영어 단어들과 전문적인 단어를 섞어가며 보고를 한다면, 두괄식이고 보고의 목적이고 뭐고 관리자의 머릿속에는 '바빠서 죽겠는데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또한 같은 관리자라도 사람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다. 보통 관리자는 매우 바쁘고 신경 쓸 것이 많기 때문에 두괄식으로 보고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사람에 따라 서술식으로 보고하는 것을 더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 보고를 할 때는 타이밍도 맞아야 한다. 만약 관리자가 현재 데드라인이 있는 다른 업무로 매우 바쁘다고 하면 웬만하게 급한 일이 아니고서야 보고 시점을 뒤로 미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보고도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내가 언제 그러라고 했어?'라는 말 듣기 십상이다. 둘째, 납득할 수 있도록 이야기한다. 보고의 목적은 자랑, 현황 중계(정보 전달), 설득 및 도움 요청 이렇게 세 가지이다. 세 가지 모두 좋은 보고를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 근거를 통해 관리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전략과 방법을 바꿔서 회사의 매출이 급상승했다면 '이번 마케팅 전략과 방법을 바꾼 이후로 회사의 매출이 급상승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네요' 보다 '이번에 20대를 좀 더 타겟으로 해서 마케팅 전략과 방법을 바꿨는데, 성과가 있었습니다. 20대 구매 매출이 증가해서 전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네요'가 낫다는 것이다. 특히 자랑은 그 근거가 명확할수록 좋다. 첫 번째의 보고를 들은 관리자는 자칫 실력이 아니라 운빨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말 왜인지 모르겠더라도 근거를 퍼즐 조각처럼 끼워 맞추기 위해 찾아보는 성의라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충분한 근거를 들어 관리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이야기할 수 있다. 관리자를 설득해야 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어떤 것을 잘 못하거나 모르기 때문에, 관리자가 어떤 부분을 도와준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제안 또는 해결방법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보고를 한 후 바로 즉시 관리자가 결정을 내릴 때도 있지만, 보통은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라고 묻는다. 그럴 때 그런 건 당신이 결정해야지 왜 나에게 묻느냐며 눈만 꿈뻑거리고 있다면 앞서서 신경 썼던 모든 것들이 수포가 된다. 꿈뻑거리는 눈을 보면서 관리자는 '에휴, 그냥 내가 해야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바꾼 마케팅 전략과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면 20대를 타겟으로 하는 다른 제품에도 적용해보자고 제안해볼 수 있다. 현황 중계 등 정보만 전달하더라도 관리자는 질문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아?'라고 물었을 때 대답하지 못한다면 관리자는 팀원이 일을 제대로 핸들링하고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설득할 때와 도움 요청도 마찬가지이다. '왜 이런 걸 하려는거야?' 혹은 '이걸 내가 도와주는 게 낫지 않아?'라고 했을 때 왜 내가 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하는지, 혹은 왜 이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의 도움을 요청한 건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넘기기 위해서는, 넘기는 사람에게는 적어도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에 '책임감'없는 모습은 관리자로 하여금 내가 그 '책임'을 넘겨받아도 될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회사에서 관리자와 팀원 간에 가장 많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보고이다. 가장 기본적인 보고만 잘해도 서로 신뢰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나는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관리자를 끔직히 싫어하는데, 마이크로매니징은 관리자의 성격, 성향 등의 문제가 아니다. 관리자와 팀원이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좋은 보고를 한다면 묻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아도 팀원이 일을 잘 하고 있구나라고 관리자는 안심한다. 여기서 느끼는 신뢰감은 마이크로매니징을 벗어나게 하며 이는 팔로워십을 더 높여 단단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밥먹듯이 하는 보고라 가장 기본, 기초라고 생각되지만 기본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항상 어려운 법😭 그래도 겉이 화려한 것보다 기초공사가 탄탄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염두에 두고 신경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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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5일 오후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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