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회사에서 원래는 사이가 좋았는데 갑자기 관계가 틀어져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사이가 나빠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회사에서 특히 발생하기 쉬운 원인 중 하나가 누군가의 직급 변동 내지는 인사이동이죠.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사원 때 친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과 너무 잘 맞고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하더라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친하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어느 날 승진을 했습니다. 거꾸로 내가 승진하고 그 사람은 그대로 사원이라고 해 봅시다. 인간관계는 그대로일까요?
이상하게도, 승진을 하게 되면 회사 내 주변 인간관계가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승진을 했지만 아직 저 사람이랑 친한걸?'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지 다시 한번 평가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실무자 무리에서 다 같이 윗사람 험담을 하던 사람들인데 어느 순간부터 나를 쏙 빼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럴 경우에도 그 상황에 대해 섭섭해 하거나 눈치 없이 다시 그 무리에 끼기 위해 노력하는 등, 엉뚱하게 해결하려고 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갑자기 싫어해서 왕따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서로의 공감대가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즉, 회사 내 인간관계는 직급 및 그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인간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같은 직급인지 아닌지, 같은 직급이었다가 변화가 생긴 것인지, 같은 팀인지 아닌지, 다른 팀이어도 업무상으로 얽힌 일이 있는지 등 여러 상황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최근의 회사 트렌드는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며 직급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소통을 장려하는 분위기죠.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회사 내에서는 엄연히 직급이 존재합니다. 이는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상황 리더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리더십에는 강압적인 리더십, 공감적인 리더십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어느 한쪽이 옳은 게 아니라 그 상황에 맞는 리더십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직장 내 인간관계가 추구해야 할 방향과도 일치합니다. 상황에 따라 그동안 맺어온 관계가 모두 틀어질 수 있고 나빴던 관계도 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개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화된 본인의 상황에 맞춰 관계를 재정립하고, 한계를 그어 줄 필요도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 없이 기존의 관계를 그대로 가져오려는 것은 오히려 좋았던 인간관계마저 해칠 우려가 있죠.
사랑은 변하고, 때로는 돌아옵니다.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정해지면 불변의 법칙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관계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소중히 대하는지, 주변의 변화에 맞춰 적응시키는지에 따라 관계의 질이 크게 개선됩니다. 때로는, 그러한 튼튼한 관계는 사소한 오해에는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버팀목이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