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내 돈 주고 산 내 집이다. MBC가 사준 집이면 참 좋을 텐데. 하하하. 처음에 내가 집을 사고 고치는 과정을 브이로그로 담겠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다. 회사 프로그램을 하는데 네가 왜 집을 사냐는 거였다. 하지만 그땐 이미 회사와 상관없이 김제집을 사겠다는 마음을 굳힌 상황이었다. 마지막에 센터장이 못 이긴 척 ‘우선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봐’라고 해서 시작하게 된 게 ‘오느른’이다. 몇 회만 해볼까, 한 달만 더 해볼까, 이렇게 하루살이처럼 연장되다가 최근 연말까지는 운영해보기로 결정이 났다. 그래서 김제로 이주도 했고.”
“브이로그가 개인 유튜버에게는 흔한 장르이지만, 방송사가 한 적은 없으니까. 그런데 나는 이것도 미니 다큐라고 생각한다. 시사교양 PD이다 보니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교양물 싫어해’, ‘다큐 아무도 안 봐’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관심 있는 콘텐츠라면, 그들에게 익숙한 문법이라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이 있었다. 브이로그가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익숙한 형식이라면 이런 틀을 활용한 시사교양 장르로의 확장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 본다. ‘오느른’도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고, 언제라도 TV판으로 편집할 수 있도록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의 한 피디가 전라북도 김제의 폐가를 직접 구입하여 고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브이로그를 시작했다. 최별 피디가 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했을 때는 회사 내에서 별 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퇴사를 감수하고’ 밀어붙인 덕분에 지금은 MBC에서도 그녀의 브이로그를 업무로 인정하기로 결정하며 밀어주는(?) 상황. MBC 소속의 피디가 유튜버가 된 최초의 케이스로, ‘요즘 젊은 사람들은 교양물 싫어해’, ‘다큐 아무도 안 봐’ 같은 편견을 충분히 깰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이색적인 소재, 놀라울 정도의 진정성으로 벌써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는 중. 왠지 MBC가 최별 PD에게 두고두고 고마워할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