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출신 프로덕트 디자이너 부부가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소개하는 Ai Pin이란 디바이스를 출시했습니다.

일종의 웨어러블 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화 기능이 있지만 화면이 없는 사각형의 가제트이구요. 자석 클립을 사용하여 옷에 부착하는데, 이 클립은 기기의 배터리이기도 합니다. 엔진은 퀄컴 스냅드래곤 CPU이며 핀에는 카메라, 스피커, 모션 센서가 장착되어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화면은 없습니다. 프로젝터가 내장되어 있어 기기를 손에 들고 있으면 일종의 디스플레이를 투사할 수 있구요.

제품 데모 영상을 보면 여러가지를 하는데 전화를 걸고, 자연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레이저 잉크로 손바닥에 정보를 투사하고 손 제스쳐를 사용합니다. 이메일을 요약하기도 하고 음악 스트리밍(Tidal을 통한) 도 하구요.

개인적인 솔직한 평가는 "그래서 뭐?" 입니다.

제 의견은 AI Pin은 겉으로 보기에는 신기한 장치에 혁신적이라는 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성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첫번째 가장 중요한 지점은 AI Pin이 킬러기능처럼 선보이고 있는 것들이 지금 '모바일 폰' 과 연결된 블루투스 '이어폰'이 대부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에어팟을 낀 상태로 시리를 불러 처리하면 되겠죠. (시리가 곧 생성형 AI 모델과 통합될 예정입니다.)

두번째는 제한된 정보를 손바닥에 투사해서 제스쳐를 사용하느니, 훨씬 풍부한 정보가 들어있는 모바일 화면을 선호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손바닥에 투사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사회 구성원의 '핸디캡'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도 저에겐 끌리는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의미하는 '핸디캡'을 '신체의 영구적 장애'로 생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두 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는 아빠, 운전을 하고 있는 이모,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있는 삼촌등 모두 그 상황엔 엄청난 핸디캡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어 커뮤니케이션이 인간의 수준까지 발전할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정확도 높은 인터랙션, 조용한 곳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빠른 레스판스는 화면과의 인터랙션이 선호될 것입니다.

세번째, 여기서 일단 비용이야기를 하면 쉽게 마음을 결정하는 분들이 계실듯 한데요.

휴메인 웨어러블의 필수적인 부분은 AI이기에, 사용자는 원하는 만큼 모델(ChatGPT 및 Microsoft의 AI)에 쿼리를 던질 수 있으며, 이 모든 기능은 AI Pin 구독모델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단 디바이스 AI Pin은 699 달러이고 미국에서 월 24달러의 구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즉, 새로운 전화번호와 무제한 데이터 제공량이 제공되며, 핀을 사용하면 미디어를 보관할 수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락커를 준다고 하지만 그게 왜 필요...

디바이스 가격도 100만원에 가까운데, 지금 사용하고 있는 내 전화플랜에 덧붙여 매달 또 구독료를 내야한다고요? ㅎㅎㅎ

바로 그 부분이죠. 예를 들어 애플이나 삼성이 기존의 휴대폰과 블루투스 통신하는 악세사리 디바이스로 만들면 그거 구입해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상대방과 대화할때 내 고객의 자켓에서 저런 카메라, 스피커가 달린 디바이스를 발견하면 저는 최소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다 하긴 어려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