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코로나 19 - 그리고 옆 나라 핀란드] 최근 한국 언론에서도 스웨덴의 코로나 19 방역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스웨덴식 (사실상 집단면역) 전략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말도 나오는데요, 옆 나라 핀란드에 사는 입장에선 참 애매... 합니다^^; 1. 핀란드 정부는 지난 19일, 스웨덴발 관광객들의 핀란드 입국을 전면 재개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여행 금지 국가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까지 하면서 국경을 열기로 했던 거라... 발표 직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더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스웨덴 확진자 수가 다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핀란드 일일 확진자 수는 오늘 149 명을 찍으며 지난 4월 수준으로 도루묵이 되어버렸고요. 이에 오늘 핀란드 정부는 다음 주 월요일(28일)부터 스웨덴발, 에스토니아발 입국을 다시 통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주일 여 만에 정책을 다시 원위치 시킨 것입니다. 핀란드의 깊은 고민 (+ 깊은 빡침)이 느껴지는군요. 2. 뒷 사정은 이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스웨덴은 정상적인 사회 및 경제활동을 유지하며 코로나 19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온 유럽 언론들이 스웨덴을 '사실상 집단면역 전략을 펼치는 나라'라고 지목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스웨덴 정부는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반박 중이지만요.) 결과가 어찌 되었든, 스웨덴의 인구 대비 높은 코로나 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주변 북유럽 국가들에게 경각심을 주는데 크게 일조한 것은 사실입니다. 바로 옆 나라 핀란드에게도 말이지요. 3. 아무리 스웨덴이 자국 내 경제 활동을 유지한들... 주변국과의 교류가 막히면 경제에 여러모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에 스웨덴 외교라인은 자국의 방역 정책의 합리성을 적극 홍보하면서, 동시에 주변 국가들에 계속해서 국경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덩달아 고사 직전인 핀란드 관광 업계들도 제발 살려달라고, 스웨덴 관광객을 받게 해달라고 사정을 하고 있지요. 4. 그러나 핀란드는 스웨덴식 방역 전략을 할 여력이 안됩니다. 핀란드의 인구와 국내 총생산량(GDP)은 스웨덴의 절반 수준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1/10...) 옆 나라 국경을 통해 코로나 19가 옮아온다면 감당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핀란드가 나름 준수한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지만, 코로나 19의 전파력에 발 빠르게 대항하기엔 인력은 부족하고 땅덩어리는 너무 넓거든요. 더군다나 지난 10여 년 간 노키아의 몰락 + 유로존 위기 등을 거치며 공공의료 인프라가 촘촘히 관리되지 못한 지역도 많습니다. 그러니 옆 나라 스웨덴의 (사실상 집단면역) 방역 정책 + 외교라인 압박에 할 말은 많지만 하지는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5. 다행히 핀란드의 갑작스러운 입국 (재)제한 조치가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다만 현지 여론에는 다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관계는... 음, 뭐랄까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애증 관계이거든요. (참고: 스웨덴은 핀란드를 400여 년 간 지배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핀란드 스포츠팬들은 스웨덴 상대팀을 은근슬쩍 응원한답니다. 대충 감이 잡히시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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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2일 오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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