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Make Yourself Uncomfortable
Ken Norton Coaching
‘재즈’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재즈 음악을 들을 때면 “불협화음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들리지?”, “멜로디나 박자가 정해져있지 않은 것 같은데, 연주자들끼리는 어떻게 합을 맞추지?”,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무질서 속 질서’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Ken Norton은 자신의 블로그 Bring the Donuts에서 이런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들과 PM이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을 소개합니다.
패턴(Patterns): 재즈의 모든 세션은 (연주를 이끌어줄 수 있는) 대략적인 패턴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불확실성(Uncertainty): 그러나 패턴은 ‘가이드’ 역할을 할 뿐이지, 연주가 시작된 다음에는 어떻게 끝날지 뮤지션들조차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공감(Empathy): 재즈에 "Big Ears"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한 연주자가 다른 사람이 연주하고 있는 것을 받아 이어가고, 앞으로 어떤 것을 연주할지 예측하고 창조할 수 있을 때 그에게 “Big Ears”가 있다고 표현한다고 하네요. 자신과 다른 연주자의 악기 간의 감정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다른 연주자의 음악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끊임없이 이해하려 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에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제품을 만드는 일도 비슷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패턴: 우리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필요한 핵심 요구사항을 정의하기도 하고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적용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가장 큰 틀의 가이드를 제공해줄 뿐, 개발 과정에서 제품은 조금씩 변화하기 십상이고 더 나은 방향이 보이면 원래 계획했던 것과 달라지더라도 빠르게 선회하기도 합니다.
불확실성: 제품을 만드는 일에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우리의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잘 되리라 기대했던 프로젝트가 망하기도 하고, 크게 기대를 안 했던 프로젝트에서 엄청난 비즈니스 임팩트가 나기도 합니다.
공감: 훌륭한 제품 팀은 서로의 의견에 공감할 줄 압니다. PM,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리서처, 개발자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할 때 비로소 시너지가 생기고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통점이 PM 역할에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필자는 3가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편해지기(Get uncomfortable)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Miles Davis는 같이 연주하던 드러머 Jimmy Cobb가 실수로 깨지는 소리를 냈을 때 녹음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트럼펫 솔로 중 하나를 만들어냈습니다. (실수였던) 심벌 소리는 오히려 그 트럼펫 연주에 생명을 더해주었죠.
재즈 뮤지션들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 음악적 ‘불편함’을 안고 그 위에서 새로움을 창조해내는 것처럼, 프로덕트 매니저는 제품을 만드는 불확실성이 주는 ‘불편함’을 잘 매니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Always work on something uncomfortably exciting!”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불편한 것과 신나는 것은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적당한’ 강도의 스트레스가 있을 때 우리는 가장 의욕적으로 일하며 퍼포먼스를 낼 수 있습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PM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PM은 제품 팀이 애매함과 불확실성의 골디락스 영역인 ‘최적의 불편함’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귀 기울여 듣기(Listen carefully)
“Big Ears”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재즈는 ‘끊이지 않는 대화’이며,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한 음악입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들도 때로는 말하는 것보다 들음으로써, 답을 잘 모를 때 혹은 답을 안다고 생각할 때에도 질문을 함으로써 도움을 더 줄 수 있습니다. 리딩하고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따르고 듣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기(Let everyone solo)
재즈에서는 모든 연주자들이 번갈아가며 리딩하기도 하고 따르기도 합니다.
프로덕트 매니저 또한 모든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리스크 있는 일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글 연구원들은 어떤 팀이 높은 성과를 내는지 알기 위해 수 년에 걸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결과적으로 팀에 누가 있는지보다 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더 중요했다고 합니다. 실수를 했을 때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없이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것, 돌아가면서 발언할 수 있는 것, 비언어적인 표현을 잘 캐치하는 것 등의 요소들이, 팀원들의 능력이나 경험보다 더 중요했다는 것이죠.
PM을 '미니 CEO'라던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표현하는 경우는 봤지만, 재즈 밴드의 뮤지션(중 하나)으로 비유한 관점은 무척 신선했습니다. 재즈 연주를 하듯, 제품 팀이 불확실성 속에서 서로를 이끌어주며 '적당한 불편함'을 즐길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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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1일 오전 11:50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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