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 908

진심과 전정성은 제가 좋아하는 단어였습니다. 단어였노라고 과거형으로 표현한 이유는 요즘은 진심과 진정성에 대한 말을 잘 꺼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진심과 진정성이라는 표현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것에 어느 정도 동의가 되었다고 할까요? 진심과 진정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능력 없음을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것처럼 취급하니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진심과 진정성을 입 밖으로 표현하지 않게 된 배경입니다.

국어사전에서 진심은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이라고 합니다. 진심의 다른 뜻풀이로 참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진심이라는 단어에 불신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상업적으로 진심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여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진심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거짓이고, 진심이라고 했는데 처음과 마음이 달라 보이는 것에 실망하여 이제 더 이상 진심을 말하는 사람과 조직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심보다 눈으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과 조직을 믿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 능력을 발휘하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가? 철저히 검증하고 비교하여 선택하고 평가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똑똑해졌다고 이야기하지만,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기꾼이 판치는 세상에서 속지 않기 위한 진화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오늘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국어사전에 진정성이란 단어는 없다고 합니다. 정치와 문학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최근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무위키에 있습니다. 아마도 진심을 담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음을 형상화하여 더 또렷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 탄생한 말이 아닐까요?

저는 제가 하는 일에 전정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돈만 받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 나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며 진정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정성을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은 제 말과 마음을 의심했습니다. 돈 벌려고 하는 거지 뭐! 어떻게 남을 위해 일을 해! 그런 사람이 어딨어? 요즘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잘 말하지 않는 이유는 위와 같이 진정성을 의심하는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어쩌면 맞는 말이겠다는 동의가 되었습니다.

일을 해서 돈이 생기면 기뻐하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하게 더 많이 돈을 벌수 있을까 궁리하며, 다른 사람을 도왔다는 것에 도취되어 우쭐했던 마음이 진심과 전정성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사람들이 꿰뚫어 본 것 같아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번 한 번만 믿어 준다면 진짜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진정성을 호소하는 정치인과 제가 다를 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초심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제게 주어진 돈을 더 선한 곳에 많이 흘려보내려고 합니다. 카톡 프로필에 뜨는 오늘 생일인 친구 못 본척하지 않고 선물을 보내겠습니다. 돈 벌려고 커리어 코칭 프로그램 비싸게 팔지 않고 처음 시작했던 시점으로 돌려놓겠습니다. 직장 근처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그들이 길을 헤매고 있으면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겠습니다. 돈, 명예, 자존심 이런 거 다 내려놓고 진심으로 나와 내 가족, 이웃, 그리고 꿈꾸는 청소년과 청년을 도우면서 살겠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각자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그에 따라 살 수 있는 용기를 얻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