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여러 번 하면서 대기업 계열 종합광고대행사를 딱 한번다녀봤는데요. 광고에 열정이 있다면 한번 쯤 꼭 일해보고 싶은 곳이죠. 제 커리어에도 도움이 많이 됐지만, 무엇보다 프로패셔널한 선배들을 보며 체득한 태도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무려 7년 전 기억이지만 회고해봅니다.

🫀큰 예산의 프로젝트에도 긴장하지 않는다

이직 후 제가 다루게 된 매체 예산이 연간 백억-천억 대를 넘게 됐어요. 예산이 커질 수록 책임감과 긴장감도 커지죠. ‘성과가 안나오면 어쩌지!!’ 하지만 함께 일하는 선배 분들의 침착함과 태연함에 저도 함께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다년 간 쌓인 돌발 상황 해결 경험이 자신감이 되어주죠. 제가 크고 작은 사건에 동동거릴 때 “야 나는 ~~이런 사고도 난 적 있어” 라며 위로해주던 선배… 너무 멋졌습니다.

✈️ 해외 출장을 지겨워한다

전 첫 해외 출장 전 너무 설레어서 잠을 못잤는데요. 1년에 4-5번 해외 출장을 가시는 분들은 “아 지겨워 허리가 너무 아파”라고 말하는데.. 너무 멋있었습니다.

회사 단위로 출장을 많이 가서 마일리지가 쌓이다보니 운이 좋으면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가 되기도 하는데요. 얼떨결에 업그레이드 된 후 어찌할 줄 몰라 뚝딱거렸던 기억이 나요. 함께 여행한 선배님을 홀로 두고 업그레이드 되어 난처했던 기억…

한국 매체 시장만 경험했을 때 보다 외국 매체 시장도 함께 경험하면 한국 매체를 더 깊게 이해하게 돼요. 대표적으로 네이버가 주 검색 포털이라는 것이 얼마나 특이한 특징인지, 그에 따라 국내외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험할 수 있었어요.

🏆 대형 매체사와 정기적으로 협업한다

예산이 크면 매체사와 협업할 때 세일즈팀 외 더 많은 팀의 서포트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요. 연간 리뷰를 통해 브랜드의 IMC 마케팅 성과를 심층 종합 분석 받기도 하고, 집중 원데이 워크샵을 통해 함께 마케팅 전략을 도출하는 활동을 해보기도 합니다. 광고 상품이 정식 출시되기 전 BETA 상품으로 무상/또는 할인 가격으로 먼저 체험해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에요.

링크드인으로 부터 받았던 컵케익, 너무 귀엽지 않나요?

👨‍👩‍👧‍👦 후배는 끝까지 챙긴다

대기업 인하우스 에이전시에 수직적인 문화가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선배님이 후배를 끝까지챙긴다는 뜻이 돼죠. 후배가 실수를 하면 혼은 내지만 광고주와 함께 만나러 가서 함께 포장하고 수습해주는 츤데레 같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퇴사한지 6년이 됐는데도 저는 종종 예전 사무실에 놀러가서 선배님들을 만나는데요. 바로 어제처럼 반겨주시면 마음이 너무 따듯해져요.

❤️‍🩹 비판에 강하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실패도 있을 수 있고 크고 작은 사건을 많이 겪게 돼요. 그럼 클라이언트로 부터 불만을 듣기도 하고, 공식적인 컴플레인 메일을 받기도 합니다. 그 때 크게 동요하기 보다는 침착하게 어떻게 상황을 수습할지를 가장 먼저 고민하는 선배 분들을 많이 봐왔어요. 저도 고함이 오가는 통화 속에서 운 적이 많았어서 담담하게 대응하는 선배 분들을 존경했는데요. 지금 돌아보면 속으로는 마음 졸여도 후배를 안심 시켜 주려는 따듯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

하루는 엄청나게 클라이언트로 부터 혼이 난 후에도 덤덤하게 회의실을 떠나는 선배님을 보고 강한 멘탈이 부러워 비결을 여쭤봤는데요.

“응. 그냥 나쁜 말은 다 흘려듣고 문장의 마지막 부분만 똑같이 따라하며 대답하면 돼.”라고 답해주셔서 엄청난 꿀팁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따듯한 곳 왜 떠났냐고요?! 야근이 힘들기도 했지만 차츰 시니어 연차가 되면서 직무를 넘나드는 폭 넓은 프로젝트를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회사의 규모가 클 수록 개개인의 R&R이 명확히 규정되는 편이니까요! (면접 ver. 퇴사 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