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수수료 논란을 해결하려면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정점에 이르면, 리테일보다 브랜드가 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의도치 않게 최근 몇 달간 성심당을 다룬 글을 3개나 쓰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무려 영업이익 규모(!)로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와 뚜레쥬르(CJ푸드빌)를 이긴 2023년 성심당 실적을 분석한 바 있고요. 최근에는 대전역점 수수료 논란에 관해 뉴스레터와 스브스프리미엄에서 저의 의견을 정리한 글을 발행하였습니다.


2. 저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와, 각계의 전문가 분들이 이번 이슈와 관련하여 다양한 의견들을 피력하고 계신데요. 대체로 보통 '성심당만 특혜를 주는 것은 부당하다'와 '성심당 정도면 특혜를 받아도 되고, 사실 성심당이 남는 게 대전역에게도 이익이다' 정도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 약간의 관점을 더해 오히려 성심당이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든 원칙 자체가 문제고, 이번 기회를 통해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였고요.


3. 다만 문득 '코레일유통이 성심당에게 무엇이 되었든 주고 있다'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한, 이번 문제 해결이 어려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차역 정도 되면 유통 업계에 있어서, 상당히 협상력이 뛰어난 축에 속하곤 합니다. 보장된 유동인구와 이와 더불어 상당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에, 17~50%에 달한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아 왔습니다. 더욱이 대전역이라는 곳은 코레일유통이 관리하는 여러 공간 중에서도 최상위 입지에 해당할 거고요.


4. 하지만 성심당 정도되는, 브랜드 중에서도 최상위 레벨에 다다르면 이야기는 정말 달라집니다. 이 정도 되면, 아무리 최상위 리테일 매장이라도 오히려 을이 되어 모셔가야 할 정도거든요. 더욱이 최근 들어 리테일과 브랜드 간의 관계는 점차 브랜드 쪽으로 힘이 쏠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리테일 플랫폼의 힘이 엄청난 것은 사실이나, 자체적인 팬덤을 거느린 브랜드는 D2C로도 충분한 매출을 올릴 수 있기에, 이들에게 목맬 필요가 없습니다.


5. 따라서 그간 성심당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로 혜택을 받아 왔다기보다는, 조금 오버하여 표현하면, 반대로 성심당이 대전역에게 시혜를 베풀고 있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처음 대전역이 성심당을 유치할 때 엄청 공을 들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요. 사실 성심당을 자사 리테일에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정말 널려 있기도 합니다.


6. 그런데 이러한 관계를 무시한 채, 대전역이라는 좋은 입지에 매장을 열려면 어느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지,라는 전통적인 프레임을 고수하려면 문제는 더욱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에, '성심당 사례가 문제야'가 아니라, 이렇게 지역 콘텐츠를 키운 건 매우 좋은 사례이고, 이를 확산시키되, 절차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빠르게 수정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7. 아무튼 이번 수수료 논란은 장기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성심당이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않고 있거든요. 계속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어느 정도 받아들일만한 수준이 제시된다면 대전역에 남고 싶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성심당이 대전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건, 이후의 매출 하락이 걱정되서라기 보다는, 대전역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일 겁니다. 대전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들리기 쉬운 입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대전이라는 로컬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성심당 입장에서는 이를 놓치기 아쉬울 겁니다.


8. 덕분에 아직은 기회가 남은 상황입니다. 어차피 금전적으로는 현재 성심당이 내고 있는 수수료 수준, 일각에서 특혜라고 지적하는 금액을 받을 방법도 요원한 코레일유통입니다. 이번 기회에 규정을 제대로 손봐서,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향, 진짜 공공성에 걸맞은 결론이 내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썼던 성심당 관련 글들은 댓글에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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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6일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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