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감당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온다.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는 건 문제는 크고 나는 작다고 느낄 때 온다.
나는 시간도 역량도 없고 슬슬 의지와 정신력도 떨어져가는 것 같은데 문제의 크기는 여전히 크다.
거대한 파도 앞에서 두려움을 안 느끼는 인간이 있을까.
버디 PO 분께 현재 상황을 토로하자 지난번과 마찬가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일을 쪼개세요. 그리고 제한된 기간 내에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세요. 단,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걸로. 쪼개다 보면 할 수 없다고 느낀 막막함이 하나씩 하면 된다로 느껴질 거예요.
새로 오실(?) CPO 님께는 이렇게 징징거렸다.
내가 만들지 않은, 현재 내 손에 떨어진 프로덕트가 구멍이 너무 많아서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러자 CPO 님께선 이렇게 말해주셨다.
지금 그 프로덕트가 잔존율이 50%면 서서히 유저가 0에 수렴할텐데, 없는 프로덕트인 셈 치고 다시 생각해봐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2track 으로, 운영을 위한 개선과 zero에서 다시 기획하는 고민이 같이 될 때예요.
월~목 동안 대혼돈의 시간이었다가 금요일이 되니 차분해질 수 있었다.
쪼개는 것도, 어쩔 수 없이 2track으로 고민해야 된다는 것도 문제를 한 걸음 뒤에서 봤을 때 가능한 조언이었다. 문제를 멀리서 봤을 땐 그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는 걸, 별 게 아니란 걸 알아야 차분하게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
생각해보면 화장품 만들 때 4년차가 되니까 그렇게 문제의 크기를 작게 생각하며 해결했던 것 같다. 제조사가 발주 직전에 원료가 없어 수급 12주 걸린다는 폭탄을 던진 적이 있었다. 그때 1시간 절규하고 1시간 추가 상황 파악하고 바로 해당 원료를 포기했다. 그 원료 없이 사용감 구현해오라고 제조사를 닦달했다. 수급부터 생산까지 18주 걸릴 거 8주로 끝냈다.
결국 침착은 짬에서 온다. 짬이 쌓이기 전까진 계속 혼란 속에서 불안해 하겠지. 그때마다 작게 쪼개고,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며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배움을 얻었다.
아 그니까 해야죠 뭐 어떡합니까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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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8일 오전 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