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 978

영화 '멋진 하루'는 2008년에 개봉한 배우 전도연, 하정우가 출현하는 이윤기 감독 작품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남과 여의 대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초점 없는 남과 여의 대화는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사내 3명에게로 이어집니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이 할 일 없이 모여 있는 경마장에서 영화의 주인공 회수(전도연)과 병운(하정우)이 만나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희수는 빌려준 돈 350만 원을 받으러 병운을 찾아왔습니다. 당장 가진 돈이 없는 병운은 회수에게 돈을 구해서 통장으로 보내 주겠다고 하지만, 희수는 당장 빌린 돈을 갚으라고 닦달합니다. 그래서 병윤과 회수는 350만 원 구하러 다니는 동행을 하게 됩니다.

​

병운은 대한민국 여자 90% 이상 알고 지내는 듯합니다. 가는 곳마다 우연히 아는 여성을 만나서 인사하고 웃으며 대화를 나눕니다.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다시 돈을 빌리는 데 대부분 그 대상도 여성입니다. 다양한 연령대로 배경도 다양합니다. 50대 기업 전문 경영인, 밤업소에서 근무하는 20대, 학교 동창 싱글맘 30대, 10대 조카까지 다양한 캐릭터의 사람들과 잘 지내는 모습이 병운은 전형적으로 만인에게 친절한 유형입니다. 마치 여자친구의 친구에게 깻잎을 떼어주는 자상함과 친절함을 모든 여성에게 베푸는 오지랖 넓은 남자입니다.

​

단순히 오지랖만 넓은 것이 아니라 친구의 어려운 상황을 진심으로 도우며 살았는지, 다급히 돈을 빌려 달라는 병운의 부탁에 각자의 사정에 맞게 조금씩 돈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비슷한 대사를 하는데요.

"내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으니 내가 그를 지금 돕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것입니다. 덧붙여 병운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지 않냐고 희수에게 질문인 듯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희수는 병운과 과거에 연인 관계였습니다.

​

희수는 병운의 경제적 능력 없음을 두려워하여 그의 곁을 떠났던 것입니다. 사업을 하던 병운은 사업이 어려워지자 연인 희수에게 자신을 떠나라고 영화 속 영화 대사를 날렸던 모양입니다. 헤어지자고 했는데 희수가 세상 행복한 표정을 보았던 병운은 그때 조금 마음이 아팠다고 겸연쩍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입니다.

언제나 밝고 철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알고 보면 마음속 상처가 있습니다. 영화는 병운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각자 사연에 따라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

하루 종일 여러 사람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빌린 돈 350만 원을 구해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행을 마무리하며 각자 갈 길로 돌아갑니다. 희수가 병운을 찾아온 이유가 정말 돈 때문인지, 아니면 과거 사랑했던 남자가 궁금했고, 어쩌면 그 정도면 괜찮은 남자를 다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던 것 같습니다. 병운도 과거에 사랑했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여자를 어쩌면 다시 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 여러 번 등장하는 기차와 버스가 떠나는 복선을 통해 한 번 헤어진 그 둘이 다시 만나기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

영화는 남과 여의 사랑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사람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모양대로 살아가며 다양한 만남을 통해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 안에서 사랑도 하고 갈등도 겪는 평범한 사람 이야기입니다.

오늘이 평범함에도 멋진 하루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하루 동안 사람을 만나고 일하는 동안 벌어지는 일상을 예상할 수없이 흥미진진하기 때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