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가 깔끔하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

구두가 깔끔하다 [김소진의 커리어칵테일]

오늘의 미팅 상대인 40대 중반 중견회사 마케팅 임원이 약속장소에 도착하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덕담을 건넸다.

그는 정말로 패션에 일가견이 있다. 그 나이에 소화하기 힘든 긴 머리에 블루 재킷과 셔츠를 걸치고, 아래에는 캐주얼 진을 입은 후 운동화로 마무리를 짓고 있었다. 그는 그런 옷차림이 모두 자신이 직접 개발한 스타일이라며 평소에 상당히 자신만만해 하곤 했다.

그런데 미팅을 마치고 헤어지기 위해 인사를 하다 우연히 그의 신발을 봤더니, 색이 바래고 헤져있었다. ‘오늘 바쁘셨을까? 신발 체크를 못 하셨나 보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네 차례 더 미팅을 가졌는데, 그는 같은 운동화를 신고 있거나, 언뜻 보기에도 오래된 주름이 접힌 구두를 신고 있었다. 바빠서 깜빡한 게 아니라, 원래 신발에는 잘 신경을 못 썼던 것이었다. 그러자 평소에 그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가 반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사실 그렇게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옷에는 많이 신경 쓰는데 신발에 소홀해서 아쉬움을 주는 남자들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옷을 잘 차려 입어도, 신발이 그러면 결코 멋쟁이로 보이지 않는다.

그 후 나는 처음 만나는 남자의 구두를 유심히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구두는 그 사람의 패션감각과 취향, 수준, 소비패턴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지표였다. 그래서일까? 과거 영국의 귀족들은 구겨진 셔츠, 더러운 바짓단, 몸에 맞지 않는 수트보다 더럽고 뒷굽이 닳은 구두를 신은 사람을 더 싫어했다고 한다. 이런 구두 차림이 더러운 옷보다 더 매너에 어긋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구두는 남자의 품격의 상징이자 훌륭한 옷차림의 마무리다. 물론 열심히 일하는 남자일수록 신발이 많이 닳을 것이고 신경 쓰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패션의 완성인 구두로 디테일을 마무리해보자. 그리고 늘 잘 손질하며 자신의 품격과 스타일을 유지하자. 펑퍼짐한 정장에 물광 구두와 같은 전형적인 아저씨 스타일 말고, 자신에게 잘 맞는 세련된 감각의 구두를 고르자. 어떤 옷에 어떤 구두를 신을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두면, 자신만의 느낌을 살릴 줄 아는 진정한 멋쟁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구두는 발이 가장 커지는 오후시간에 신어보고 발끝에 최소 1cm 정도 여유가 있는 사이즈를 고르는 것이 좋다. 신발은 항상 발이 편한 게 최우선이므로, 구두의 뒤축이 단단해서 신고 벗을 때 편하고 쉽게 주름지지 않는 것, 그리고 구두의 밑창이 부드러워서 발바닥에 피로를 적게 주는 것을 고르자.
요즘은 정장 대신 평상복이 확산되면서 구두도 정장구두 대신 플랫슈즈나 로퍼, 운동화와 같은 캐주얼화를 많이 신는데, 어떤 신발을 신든 항상 위생에 신경 쓰고 자주 갈아 신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더러워지고 낡아 보여 깔끔한 인상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신발은 정장구두든 운동화든 무조건 깔끔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구두가 깔끔하다.
구두는 사람의 얼굴이자 품격임을 알기 때문이다.
구두 관리도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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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3일 오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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