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서의 네트워크 효과>
1. 한겨레21에 [커넥티드 랩]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여러 사례들과 단상, 가끔 인사이트를 옮겨둘 예정이다. 사실 매우 중요한, 흥미로운 사례들이 꽤 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잘 쓰지 않아서 직접 쓰게 된 셈이다.
2. 이번에는 올해 틱톡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노래들을 소개했다. 틱톡에 대해선, 이미 작년 말 부터 여러 리포트나 관계자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다. 틱톡 챌린지->빌보드 차트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마케팅 툴은 기존에도 있었다. 라디오, MTV, 블록버스터와 인기 드라마가 맡았던 역할/기능이 sns로 옮겨갔다고 생각하면 사실 매우 간단하다.
3. 다만 지금은 그 규모와 맥락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음악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 내 콘텐츠가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무슨 역할을 하느냐에 대해 좀 생각해볼 때가 왔다고 느낀다. 이게 기획 혹은 마케팅이라는 말로만 설명되진 못할 것이다. 좀 더 상위의, 사명같은 것이다.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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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8일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1977년 발표한 록밴드 플리트우드 맥의 <드림스>(Dreams)가 전세계 차트 9위를 차지했고, 13일에는 캐나다의 독립음악가 파우푸의 <데스 베드(커피 포 유어 헤드)>(Death Bed(Coffee for Your Head))가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된 지 1년 만에 빌보드 록앤드얼터너티브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다.
- 두 성공 사례에는 사운드클라우드, 유튜브, 트위터,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가 골고루 기여한다. 그런데 단순히 ‘소셜미디어 덕분에 성공했다’는 설명보다는 ‘네트워크 효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이 소개한 ‘네트워크 효과’ 이론은 특정 상품에 대한 누군가의 수요가 사실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받는다는 이론이다. 책 <오가닉 미디어>에서 윤지영은 이것을 정보기술(IT) 비즈니스 영역에 접목한다. 핵심은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가 아니라 링크(친구관계)의 규모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 중요한 건 연결성이다. 여유를 좋아하거나 독립음악을 좋아하는 등 취향이나 고민이 연결되는 사람들이 이 음악을 퍼뜨렸다. 소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스토리’ 때문이다. 팬덤은 바로 이런 감각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네트워크 효과의 결과다.
- 현재 음악의 가장 놀라우면서도 큰 어려움을 돌파하려면 먼저 ‘창작의 정의’를 좀더 공적인 것으로 옮기는 시도가 필요할지 모른다. 이 음악과 글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