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하루에 한 끼만 먹게 되었습니다. 다이어트 목적 30%, 식사를 무겁게 먹고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싶은 마음 40%, 그냥 먹기 싫어서 30% 정도 비중의 이유로 식사를 스킵 했습니다.
아침식사를 거른지 최근 3년 이상 된 것 같고요. 점심에 샐러드나 샌드위치로 가볍게 때우곤 했습니다. 저녁에 제대로 된 한 끼를 폭식하는 것이 생활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점심 식사도 먹는 둥 마는 둥 메뉴로 바꾸었습니다.
과일이나 곶감, 시리얼 등 정말 허기만 채울 수 있는 간단한 메뉴로 점심 식사를 대신했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당연히 배고픕니다. 사실 오전부터 배고파서 과일 부스러기를 집어먹습니다. 그래도 배고프지만 뭘 하다 보면 허기를 잠시 잊을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사냐고 묻는다면 삶이 가벼워진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어느 순간 삼시 세끼를 의무감으로 먹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리고 밥 먹고 몸이 무겁고 뇌가 정지되는 무력감도 싫었습니다. 튀어나온 배를 억지로 집어넣으며 살 빼야지 생각만 반복하는 것도 싫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독해야 했습니다. 허기에 매번 지는 것이 분할 정도로 독하게 마음먹어야 배고픔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 정도 음식의 유혹을 이기고 나면 승리하는 습관이 쌓입니다. 그리고 줄어드는 뱃살을 바라보며 흐뭇해집니다. 다시 올챙이배로 돌아가지 않으리 더욱 굳건하게 다짐합니다.
물론 위기는 있습니다.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음식을 만든 분의 성의를 무시하며 관리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동안 먹지 않았던 음식을 밀린 숙제를 하듯이 마구 먹어 치웁니다. 괜찮습니다. 하루 이틀 먹는다고 원래대로 돌아가진 않습니다. 살짝 배부르고 맙니다. 다시 소식하면 금방 소화됩니다.
사실 진짜 위기는 소식을 평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거부하고 많이 먹기를 포기하고 적당히 조금만 먹어야 하는 삶을 견뎌야 합니다. 소식이 고통이라고 생각하면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열망이 더 강해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소식하면 정말 몸이 가볍습니다. 물리적인 몸무게뿐만 아니라 행동이 가벼워집니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가뿐합니다. 그렇다고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뜨는 정도는 아니지만 정신이 금방 깨어납니다. 몽롱하고 찌뿌둥한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소식의 힘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정신이 맑습니다. 에너지가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소비되지 않으니 뇌로 더 많이 잘 흐르는 기분입니다. (이건 뇌피셜이니 제 기분이라는 점으로 참고해 주세요) 정신이 맑다는 건 우선순위를 의사결정하고 행동을 정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소식으로 인한 부작용이라면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가 더 춥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지방층이 사라져 그런듯합니다. 그래서 겨울엔 내복을 챙겨 입고 두꺼운 양말을 신으며 장갑과 비니를 항상 휴대하고 다닙니다. 올해 겨울은 거의 다 지나갔으니 내년에는 손난로를 추가로 들고 다닐까 합니다.
많이 먹고 맛있는 음식 찾아서 먹는 것이 꼭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그랬던 과거와 가볍게 먹고 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먹는 습관을 비교하면 저는 요즘이 더 좋습니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니 생각하는 방법도 더 단순해지는 듯합니다.
굳이 더 가지려고 하지 않고, 그러니까 사고 싶은 것도 줄어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욕심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식욕, 물욕, 탐욕 등 하나를 절제하고 보니 다른 욕심들이 눈에 보이고 저절로 불필요한 욕심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성인군자가 된 것은 전혀 아니고요. 지금 드는 생각이 욕심인지 아닌지 정도는 구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적당히 먹고 빈 공간을 느낄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가벼움이 우리를 활발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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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30일 오전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