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 TBWA 조직문화연구소장 "모든 직원은 고객, '회사 팬' 만들어야" [뉴시스 포럼-10년후 한국]
뉴시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실패를 맛본 경험을 하나만 꼽으라면, 여러분은 언제 있었던 어떤 일을 이야기할 수 있나요? 솔직히 저는 실패한 경험이 선뜻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살면서 했던 모든 시도가 모두 다 성공했냐? 그건 아니고요. 대단히 실패였다고 판단할 거리가 별로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후회가 남는 경험 중 하나는 대학 생활입니다.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르지만 대학교 4학년 내내 철저한 아웃사이더로 지낸 것이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공부도 안 하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던 것도 그때 내가 왜 그랬나 싶습니다. 만약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일단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업도 열심히 듣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학교에서 하는 행사도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그리고 해외 유학도 다녀오겠습니다. 미국도 가고 유럽도 가고 일본에서 공부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책도 많이 읽고 사색도 많이 하겠습니다. 자아를 탐구하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 넓히겠습니다.
제가 정의하는 실패는 후회가 남는 시기인가 봅니다. 이렇게 말하고 행동할걸 후회가 남거나 결과가 원하던 것과 다르게 나오면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의 기준이나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의 경험이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세상이 저에게 기대하는 목표가 있었지만, 그것을 온전히 내 몫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목표는 스스로 세웠을 때 의미가 있어지나 봅니다.
직장에서 후회가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직무를 여러 번 바꾼 것입니다. 자의도 있고, 타의도 있지만 어쨌든 직무를 여러 번 바꾼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한 우물만 팠다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상상해 봅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추앙받으며 살고 있지 않을까? 직장을 옮기는 이직도 덜하고 진득하게 한자리에 머물며 맛이 진하고 구수한 된장 같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후회도 잠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덕분에 지금처럼 커리어 코칭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다양한 조직을 경험한 덕분에 건강한 문화에 대해서 더 고민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라고 정의하는 특정한 하나의 사건을 이야기해 보라면, 원대한 꿈을 품고 도전한 지난 2년 동안의 채용 업무 경험입니다. 먼저 이야기해 둘 것은 제 기준으로 실패라고 정의한 이유는 목표와 목적이 뚜렷했지만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체 경력을 펼쳐 놓고 돌아봤을 때, 이때만큼 많이 배운 경험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실패는 있어도 시련은 없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맛보아 알았다고 할까요? 당시 원대한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다음 목표를 갖게 되었고 지금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채용 업무 경험이 실패라고 생각한 이유는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를 잘 영입했으나, 인재 영입 과정을 설계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제가 목표로 했던 바대로 모두 구현해 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하자면 A4 원고지 100장 이상 필요하므로 여기서 생략하겠습니다) 추진력이 약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지 못해서, 리더를 설득하지 못해서, 기본 업무하기 바빠서, 그냥 하기 싫어져서 등 핑계는 많습니다. 목표는 핑계에 가리어지면 안 되는 것으로 알기에 될 때까지 추진하지 못한 자신이 후회됩니다.
과정에 배움이 있다면 실패는 성공과 다름없습니다. 실행을 통해 배웠다면,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것조차도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미래는 우리가 좌우할 수 없는 영역이라서 무엇 때문에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열심과 노력에 관계없이 결과가 결정된다면, 우리는 과정을 통해 잘 배우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과정에 충실해야 함은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부정적이었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낼 때까지 도전해야 하는 것도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후회가 없는 삶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후회를 덜 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후회를 덜 하려면 과정에 성실해야 합니다.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쏟아부어야 결과에 미련이 없습니다. 과정을 설렁설렁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미련이 남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번 떠나간 버스는 현실 세계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합시다. 누군가를 만나고, 맡겨진 일을 하며,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냅시다. 그럼 아마도 훗날 우리 삶의 흔적들이 거칠고 평탄하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후회라는 녀석을 추억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5년 2월 15일 오후 10:55
“직원들에게 월급 외에 출근할 이유를 줘야 합니다. 팀장이 좋다던가, 이 일이 날 성장시킨다던가, 이 일이 좋다던가, 이게 다 여기에 해당합니다.“ 박웅현 TBWA 코리아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은 직원들을 조직에 남게하는 방법을 이렇게 제안했다.
... 더 보기바
... 더 보기“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바뀌어요.” 조직문화나 구성원 얘기를 꺼낼 때 종종 들리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단순한 하소연을 넘어 “이젠 직원들에게 마음을 닫았다”라는 선언처럼 들릴 때가 있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
... 더 보기이 친구도 만만치않게 독특한 편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