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일단 뭔가를 알고 나면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다.”-165p 스토리만이 살길
이야기가 사실일지라도 대게는 설득을 실패합니다. 사실이든 말든, 보통 인간은 하라고 하면 하기 싫은 습성이 있으니까요. 심지어, 근거를 가지고 설득을 하려고 해도 상대방은 이 악물고 반론을 들고 오기도 합니다. 라면이 건강에 해롭다고 하면 라면만 먹고도 건강한 사람을 억지로 찾으려 하는 거죠.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싫어하는 이야기들조차 맥락 속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 흥미로운 이야기로 바뀌고, 어느새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 설득당할 수도 있습니다. 잔소리도 내가 필요할 때 들으면 조언이지만, 시기가 맞지 않으면 부담스러운 충고가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시의적절하지 않은 잔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을 우리는 ‘꼰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공통점 찾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궁금해하죠. 질문도 하고 그 사람의 생각도 들어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화를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어느덧 그 사람을 안다고 생각했을 때 그 사람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듣기보다 말하기가 넘치는 현장이죠.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다시 상대방을 궁금해해야 합니다. 그 사람의 모난 부분이 보인다면 나의 모난 부분도 함께 꺼내보는 건 어떨까요? 공감이 형성되는 지점에서 이야기는 비로소 통하기 시작합니다.
사실이더라도 그 사람에 맞게 잘 편집을 할 수 있어야 훌륭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술자리에서 엄청 재미있었던 이야기도 다른 자리에서 똑같이 했을 때 통하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사실보다는 맥락입니다. 마찬가지로 설득도 맥락 아래에서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이야기의 근거와 사실을 다듬는 것보다 상대방의 기분과 고민들을 헤아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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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7일 오후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