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전형

누군가에게 어떤 능력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 과제를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받기 위해 사랑하고 있냐고 직접 묻기도 하지만, 어떤 미션을 요구하여 수행에 응하는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행하려는 의지를 보이는지,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예를 들면, 생일에 샤넬 백을 갖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과제를 받는 사람은 반드시 수행할 의무는 없습니다. 과제를 받고 수행할지 말지 자유롭게 의사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제 수행을 거부하면 자동 탈락입니다. 물론 과제를 수행한다고 무조건 합격은 아닙니다. 과제를 잘 수행해야 합니다. 과제를 제출한 사람에게 과제를 수행한 결과가 마음에 들어야 통과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집안 청소를 시켰는데, 과제를 잘 수행하면 칭찬과 함께 소정의 용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청소를 대충 성의 없게 한다면 오히려 밥도 못 얻어먹고, 잔소리만 얻어먹습니다.


과제의 유형은 제출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상대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할 수도 있고, 이건 인간의 노력으로 과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오직 멘사 수준의 지능을 가진 사람만 풀 수 있는 것을 출제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과제를 통해 능력을 검증하고 싶은 사람의 지적인 수준에 따라서 과제 유형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장난꾸러기 동네 형이 주는 미션이 아무리 어려워 보여도,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달콤한 막대 사탕이 먹고 싶다면, 그가 출제하는 어떤 문제든 꼭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채용 여정에서 과제나 테스트 전형을 요구하는 기업과 직무가 있습니다. 개발자 채용 여정에서 코딩 테스트를 보거나 회사에 따라서 모든 직무 채용 여정에서 과제 전형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발자의 코딩 테스트는 문제 풀이 광범위하긴 하지만, 어떤 회사든 미리 준비해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며 코딩 테스트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개발 외 직무에서 요구하는 과제 전형이 조금 난감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문제가 나올지 두렵고, 어떤 기준으로 과제 결과를 평가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과제나 테스트를 치러야 하는 사람은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그래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부담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부담은 온전히 입사 지원자가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 입사 지원자에게 과제나 테스트 제출자가 할 수 있는 도움은 정답이 없다는 위로 정도입니다.


구글에서도 채용 전형 중 과제나 테스트로 입사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객관적인 검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책에서 본 내용에 의하면 과제나 테스트로 입사 지원자의 역량을 00% 정도 검증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과제나 테스트로 100% 검증은 어렵고, 반드시 면접 전형과 같은 시험을 병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채용 여정 중에 다양한 방식으로 입사 지원자를 검증하는 것이 빈틈없는 인재를 영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럼 과제나 테스트 전형은 입사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일까요? 서류 검토와 면접만으로 입사 지원자의 역량과 경험을 검증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과제나 테스트 전형을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문제를 푸는 것과 실제로 일을 하는 것 사이에 대단히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명석한 두뇌로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 대응을 잘하여 긍정적인 성과를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고려하여 과제를 출제하고 입사 지원자가 과제를 수행한 결과가 기대에 가깝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과제를 출제하는 사람은 과제를 어렵게 만들기 보다 기대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 결과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과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는 테스트이기에 통과 기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입사 지원자가 어떤 결과를 만들던 직접 만나서 결과를 도출한 과정을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입사 지원자는 과제를 잘 풀고 싶다고 욕심을 갖고 부담을 느끼기 보다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자세가 더 필요합니다. 그래서 혹시 만나게 될 과제 출제자와 흥미로운 토론을 준비한다는 각오로 과제나 테스트 전형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채용 여정에서 과제나 테스트 전형을 출제해야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모든 지원자에게 동일한 문제를 제시하는 것도 괜찮지만, 입사 지원자의 서류를 먼저 확인하고 문제를 출제한다면, 입사 지원자의 흥미로운 경험과 역량 중 실제로 얼마나 훌륭하게 발휘할 수 있는지 검증해 보는 주제를 제시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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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0일 오전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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