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 캠프에 참여하여 개발자가 되었다가 그만두고 이전에 경험한 직무로 돌아가려는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부트 캠프 커리어 코치로 근무하며 알게 된 분입니다. 성실하고 능력을 갖고 있는 분으로 꼭 개발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대와 같이 개발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그런데 개발자로 취업하고 한 달 만에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도대체 그분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비전공자로 부트 캠프에서 기술 교육을 받고 개발자로 취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어려운 가능성을 극복하고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그 기업이 어디든 대단한 성과입니다. 어제 만난 분도 기술 교육을 받고 1년 넘게 취업을 도전을 하다가 개발자로 입사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입사 지원을 거의 400개 이상 채용 공고에 도전하여 그중 한 곳에 최종 합격을 한 것입니다. 이 정도의 어려운 난관을 돌파한 상황이라면 이를 악물고 버틸 것 같은데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느낀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개발자로 취업한 기업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입니다. 아직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받지 못한 초기 중의 초기 단계였던 것입니다. 유일한 개발자로 입사하여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실무를 통해 기술을 조금 더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장 함께 고민할 동료가 없다는 것이 버티기 힘든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개발자로 취업하기 힘들고 어려운 난관을 버티고 뚫고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취업 후 개발자로 근무하며 행복하게 근무할 모습을 상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취업 후에도 홀로 고군분투해야 하는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함께 고민할 개발자가 있는 기업으로 취업은 바늘구멍보다 더 좁았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취업을 준비하며 치이고 다친 마음을 더 이상 혼자 추스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면, 개발자가 되는 것이 자신과 맞지 않는 길이라고 결단하여 과감하게 퇴사하고 더 이상 개발자로 취업하는 것을 도전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 들었을 때도 사실 마음속으로 안타까웠습니다. 힘들었을 상황은 이해가 되었지만, 부트 캠프 6개월 과정과 이후 취업을 위해 도전한 1년의 시간이 개발자가 되기를 포기하는 순간 물거품이 될 것 같아 제가 더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워낙 성실한 분이라서 조금 더 노력하면 이전보다 더 괜찮은 기회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개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직무를 선택하는 것은 어떤가 제안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개발자가 되는 것을 포기하는 길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우선 개발자 도전 이전에 경험한 직무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다시 안전한 길로 돌아가려는 것 아닌가 오해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개발을 그만두지 않고 사이드로 병행하는 노력이 좋았습니다. 마음이 잘 맞는 팀을 만나서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품 개발이 고도화되어 이제 곧 상용화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개발자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회사에서만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입니다. 회사 밖에서도 팀을 구성하여 일을 할 수 있고, 결과를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회사 안에서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도전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회사는 시간과 예산을 사용하는 것이 계산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회사 밖에서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이해와 공감이 생기면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 안에서도 개발자가 아니어도 자신이 맡고 있는 직무에 개발 지식과 기술을 접목해 본다는 생각이 멋지게 들렸습니다. 제품 개발과 관련이 없는 직무로 일을 하며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깊게 파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품 개발 기술 역량을 발휘하여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 확실히 차별된 강점을 가진 직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일상이 된 요즘, 제품 개발과 관련이 없는 직무에서 기술로 자동화나 디지털화 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말 훌륭한 업무 효율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전화위복,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시련 같아 보이지만 사실 기회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려면 먼저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시련을 고통으로 느끼며 좌절과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로 바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기회는 열린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뒤집어서 바라보면 반드시 새 길이 열릴 것입니다. 오늘도 위기와 고난이라고 생각하며 고군분투하는 모든 분들에게 새로운 지혜가 생기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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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7일 오후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