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잃기 위해 도서관에 갑니다 >

1. 이 세계에 존재하는 책의 99.99%를 저는 아직 읽은 적이 없습니다. 그 사실 앞에서 망연자실해집니다.

​2. 제가 모르는 세계가, 그리고 자칫하면 제가 죽을 때까지 모르고 끝날 세계가 그만큼 존재한다는 당연한 사실 앞에서 종교적이기까지 한 감동을 느낍니다.

​3. 이 많은 책 가운데서 제가 평생 읽는 책은 정말로 한정된 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연이 있는 책인 것이지요.

​4. 그렇게 생각하며 서가 사이를 배회하다가 문득 어떤 책에 손이 갑니다. 저자 이름 정도만 겨우 알고,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책을 썼는지는 하나도 모르는 그런 책.

​5. 높은 확률로 그 책에는 제가 꼭 알고 싶었던 지식, 그때 제가 꼭 읽고 싶었던 말이 쓰여 있습니다. 정말 높은 확률로 그렇습니다.

​6. 사람 없는 도서관 안을 정처 없이 왔다 갔다 한 경험이 있는 이라면 저의 이러한 경험적 확신에 동의할 수 있을 겁니다.

#도서관에는사람이없는편이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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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8일 오후 11:31